팜 반 트라 베트남 국방장관이 월남전 종식 후 28년만에처음으로 8일 미국 방문 길에 올라 양국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트라장관은 나흘간의 미국 방문 기간에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베트남전 실종 미군 및 월맹군 유해 발굴작업, 고엽제(에이전트 오렌지)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 미국과 베트남의 외교관계 재개 이후 8년만에 이뤄지는 트라장관의 이번방미는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실용주의 시대로의 전환을 상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베트남 관계 전문가인 칼 타이어씨는 "트라장관의 방미는 정치 경제 사회 군사 등 양국관계가 완전 정상화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이번 방문으로 양국간 군사 유대가 발전됨으로 더욱 포괄적인 상호관계가 구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트라장관의 방미는 지난 2000년 3월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의 베트남 방문에대한 답방 형식으로 이뤄진다. 코언장관은 월남전 이후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했으나 중국을 의식한 베트남이미국과의 군사협력 증진을 꺼림으로써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9.11사태 이후 미국이 베트남을 제외한 이 지역 국가들과 보다 적극적이고 강력한 관계구축을 추진하고 나섬에 따라 베트남이 고립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타이어씨는 분석했다. 트라장관의 방미에 맞춰 이달 중순께 미 해군 군함도 월남전 이후 처음으로 호치민항에 입항한다. (하노이 AFP=연합뉴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