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부동산대책 이후] 강남권도 미분양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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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층도 고를수 있어요"
6일 오전 10시30분.
지하철3호선 교대역 인근에 있는 이수건설의 '논현동 노브라운스톤효령'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기자에게 분양팀 관계자는 "강남지역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며 장황한 불패신화의 근거를 되풀이했다.
'다시 오겠다'며 급히 돌아서는 기자에게 이 관계자는 "전화번호를 주시면 로열층 잡아놓고 연락하겠습니다"며 이내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다.
강남불패로 불리던 강남 신규 분양시장의 기세가 꺾이고 있다.
기존 거래시장에 이어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강남 불패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국민은행 청약팀 관계자는 "청약제도가 도입된 직후인 지난 80년대 후반에는 간혹 미분양이 있었으나 최근들어 강남지역 미분양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당첨자 발표이후에도 미계약물량이 남아있는 것은 '10·29'대책 발표를 계기로 이상과열이 진정되고 있는 조짐"이라고 해석했다.
◆로열층도 미분양=지난달 9차 동시분양을 통해 강남권에서 분양된 물량은 대림산업 계열사인 (주)삼호의 논현동 'e편한세상'과 한화건설 '꿈에그린',이수건설의 방배동 '브라운스톤효령'등 3곳.
모두 86가구 공급에 16가구 이상이 이날 현재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한화건설이 논현동에서 공급한 '한화꿈에그린'은 5가구 이상이 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시 청약률은 17가구 모집에 1천여명 이상이 몰려 63대 1을 넘어서는 등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청약률이 15대 1을 넘어섰던 (주)삼호의 논현동 'e-편한세상'의 50평형(9가구)은 로열층 매물도 고를 수 있다.
방배동에서 45~63평형 35가구를 공급한 이수건설의 '브라운스톤효령'은 6~7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특히 63평형의 경우 9가구 가운데 4가구가 미계약상태다.
전문가들은 "강남지역 분양가에 대해 수요자들이 합리적인 접근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강남지역에선 절대 공급부족의 논리가 확대 재생산되면서 엄청난 가수요를 낳았고 이는 다시 기존 아파트값과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를 끌어올리는 순환이 되풀이 돼왔다.
하지만 '10·29'대책 발표를 계기로 기존 아파트값이 하루가 다르게 속락하면서 높은 분양가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계산기를 다시 두드리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수급불균형 논란 확산=미분양을 계기로 강남지역에 과연 공급이 절대 부족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정창수 건설교통부 주택국장은 이에 대해 "지금은 수급이 불안하고 강남 집값 상승세가 전국으로 확산되던 때와 다르다"며 "재건축 중소형 평형 의무비율 확대로 강남 자체 공급량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성식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강남미분양이 장기화된다면 공급부족논리는 자취를 감출 것"이라며 "강남집값 상승은 공급부족보다는 투기성 가수요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고철 주택산업연구원 원장은 "공급량이 많다고 하지만 강남 사람들이 선호하는 곳이 아니다"며 "뉴타운보다는 강남 인접 지역에 신도시 개발을 서두르는게 확실하게 집값을 잡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