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경영권 방어 비상 .. 외국인 지분율 급증…소버린 우호세력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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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외국인 지분율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SK그룹과 유럽계 소버린 자산운용간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SK그룹의 고위관계자는 6일 "SK㈜ 외국인 지분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 소버린이나 소버린 우호 세력이 매집하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SK㈜ 주식이 3백만주씩 대량매매되는 등 '큰손'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소버린에 우호적인 '흑기사(적대적 M&A를 돕는 제3세력)'일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SK㈜의 주가는 이날 하한가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0일부터 순매수 행진을 벌인 외국인 지분은 41.10%로 연일 사상 최고수준을 보이고 있다.
SK㈜ 외국인 지분율은 8월 46.24%까지 올랐으나 이는 SK네트웍스가 해외에 파킹(해외위장예치)했던 1천만주(7.4%)가 포함된 수치여서 이를 뺄 경우 최근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버린이 내년 3월 정기주총을 겨냥해 지분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임시주총을 소집해 기존 이사진을 해임하려면 특별결의 요건(참석주주 3분의2 이상)을 맞출 지분을 확보해야 하나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내년 주총에서는 손길승 SK그룹 회장과 황두열 부회장,김창근 사장 등 3명의 사내이사가 임기 만료돼 재선임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소버린은 일반결의(참석주주의 과반수) 표대결에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현재 최태원 SK㈜ 회장 일가가 주식 15.93%를 갖고 있고 소버린의 지분율이 14.99%여서 소버린측 외국인 흑기사(제3자)가 개입할 경우 경영권 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버린의 국내 경영자문사인 라자드아시아의 오호근 회장은 "소버린이 다른 외국인과 SK㈜ 주식 매입에 대해 협의한 적이 없다"며 흑기사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과 내년 주총에서 입장이 같으면 함께 행동할 것"이라고 밝혀 외국인 및 소액주주,노조 등과 연대해 표대결을 벌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