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대주주로 있는 장외 전자지불서비스업체 티지코프가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이노디지털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티지코프는 이노디지털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우회등록(백도어리스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지코프는 이노디지털 주식 44만7천9백주(12.37%)를 장외에서 매수했다. 이로써 티지코프의 이노디지털 지분율은 17.13%에서 29.5%로 높아졌다. 주식 매도자는 종전 대주주였던 김종락 대표이사를 비롯한 5명의 임원들로 이들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32.08%에서 19.71%로 낮아졌다. 증권 전문가들은 전자지불서비스 부문에서 이니시스와 쌍벽을 이루는 티지코프가 코스닥시장 등록이 갈수록 까다로워지자 이 같은 우회등록 방법을 택한 것으로 해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닥시장 진입요건이 강화되고 준비기간도 길어지면서 장외 기업들도 비용과 시간 절약을 위해 우회등록을 추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장외기업이 등록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티지코프는 자본금 45억9천만원에 지난해 매출액이 1백28억원에 이르는 등 등록기업인 이노디지털(자본금 18억원)보다 기업규모가 더 크다. 이 회사에 대한 SK텔레콤 지분율은 12.26%로 정정태 사장(13.5%) 다음으로 높다. 이날 경영권이 티지코프로 완전히 넘어갔다는 소식으로 이노디지털 주가는 장중 가격제한폭까지 뛰기도 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