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유럽연합(EU)은 6일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을 2004년 말까지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EU 양측은 이날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열린 러-EU 정상회담을 마감하는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WTO 가입을 위한 지금 까지의 협상 진전 상황을 환영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성명은 "우리는 러시아의 WTO 가입이 내년 말까지 성사되는 것이 가능하며, 또바람직한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세계 주요 무역국 가운데 유일하게 WTO에 아직 들어가지 못한 러시아의 WTO 가입이 성사되면 시장 경제 체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성명은 또 "EU와 러시아는 이번 회담에서 집중적이고도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으며, 기존의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회담 성과를 설명했다. EU 순번 의장 자격으로 회담에 참석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번 회담은 협력을 강화하려는 러-EU 양측의 의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러-EU 정상회담에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담당 대표 등 4명이 참석했다. 양측은 또 러-EU 간 비자 제도의 조속한 폐지 및 개선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이어 ▲과학.기술 분야 협력과 ▲유럽 경찰(Europol)과 러시아 경찰 간협력 확대를 위한 협정에 서명했다. 러-EU는 이번 회담에서 ▲경제 공동체 창설 ▲국제 안보 ▲유럽 안보 ▲과학.기술 협력 등 4개 분야로 나눠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체첸 문제와 유코스 사태 등러시아 내정 문제도 논의 대상에 올렸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5일에는 카를로 아젤리오 참피 대통령과 베를루스코니 총리등 이탈리아 지도부와 잇따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2박 3일의 로마 방문 일정을 마치는 푸틴 대통령은 곧바로 프랑스 파리로이동해 7일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국내외 주요 현안을 조율한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