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생명을 불어넣은 사람들'(밥 존스턴 지음,박정태 옮김,굿모닝북스,전2권,각권 1만2천원)은 일본의 첨단 전자산업을 일궈낸 기업가들의 성공 스토리다. 소니는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벨 연구소의 '턱없이 비싼' 제품을 들여와 성능개선과 대량생산을 거치면서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춰 휴대용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어 냈다. 샤프를 창업한 하야카와 도쿠지는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9살 때부터 금속세공품 가게의 실습생으로 잔뼈가 굵은 인물. 세이코를 세운 하토리 긴타로는 14살에 시계상 견습공으로 들어가 21살에 창업했다. 이들은 액정 디스플레이(LCD)TV를 먼저 발명한 미국 기업을 제치고 상업화에 성공했다. 복사기는 기업용이라는 통념을 깨고 개인용 레이저 프린터를 개발한 캐논의 미타라이 다케시,기름 깡통 수집회사 사환에서 카시오 창업자가 된 카시오 다다오…. 이 책은 이같은 인재들의 창조정신이 패전의 잿더미에서 일본을 일으켜 세운 힘이었다고 얘기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