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열을 식히는 컴퓨터' '전기가 필요없는 중앙처리장치(CPU)' '종이처럼 말 수 있는 두루마리 모니터'…. 미래의 개인용 컴퓨터(PC) 모습이다. 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은 7일 "미래의 PC는 지금보다 처리속도가 빨라지고 용량이 커질 뿐 아니라 특정업무에 맞도록 주문생산되는 형태를 띠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IBM 소니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대기업들은 물론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들도 PC의 '역사적인 변형'을 준비 중이란 것이다. ◆전기가 필요없다=마이크로칩의 처리능력이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처럼 컴퓨터 성능이 향상되면서 1개 반도체칩에 들어가는 회로 수는 급증하고 있다. 그 결과 전기 소비와 열 발생도 그만큼 많은 게 현실이다. 컴퓨터 메이커들이 절전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의 벤처회사 쿨리지는 물을 이용,열기를 식히고 내장된 미니 펌프로 전기도 자체 생산하는 컴퓨터를 개발 중이다. 인텔의 세카르 보르카 회로연구담당 이사는 "전기가 없어도 CPU 스스로 가동되는 컴퓨터를 미래형 모델로 삼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모양은 각양각색=개인휴대용단말기(PDA) 케이블TV 게임기 디지털카메라 등에 완전한 PC 기능을 탑재하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파나소닉 i트로닉스 등은 심한 외부 충격에도 거뜬히 견뎌내는 이른바 '튼튼한(ruggedized) PC'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PC의 외관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로버트 모리스 IBM 이사는 "포스터 처럼 얇은 모니터를 둥글게 말아 가지고 다닐 날도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네트워크 PC=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콧 맥닐리 최고경영자(CEO)가 90년대부터 주창해온 네트워크 PC의 등장도 가시권 내에 들어와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전역에 디지털가입자망(DSL)이나 무선랜 인프라가 구축되면 다른 사람의 컴퓨터를 이용,언제 어디서나 가정 내 PC와 접속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PDA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크린 화면에 네트워크 접속장치만 연결하면 자신의 PC 정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그동안 PC가 맡아왔던 기능들이 휴대폰 등 다른 전자제품으로 이전되는 것도 최근의 트렌드"라며 "PC의 개념은 더욱 더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