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랜드 상하이지사의 김형술 지사장. 그는 요즘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있다. 한국에서 걸려온 상하이 아파트매매 전화 상담,서울 투자자 접대,계약 체결 등 하루 24시간도 모자라는 상황이다. 지난 8월 설립된 부동산랜드 상하이지사가 성사시킨 아파트거래 건수는 이미 10건을 넘어섰다. 대부분 최근 한 달 사이에 이뤄졌다. 그는 "서울본사 및 상하이지사로 걸려오는 상하이 아파트 매입 문의 전화가 하루 평균 15건이 넘는다"며 "상하이 부동산 가격의 급등과 서울 부동산시장의 위축이 맞물리면서 한국의 부동산 자금이 상하이로 대거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인이 직접 관리하고 있는 상하이 부동산업체는 다섯개. 여기에 조선족 교포 운영 부동산업체를 포함하면 30여개에 이른다. 부동산114 등 주요 부동산업체가 상하이 진출을 탐색하고 있어 한국계 부동산업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상하이 우중루에 위치한 진시우장난 아파트는 한국인들의 투자 열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9백여가구 중 약 2백50가구가 한국인에게 팔렸다. 진시우장난 아파트 시세는 한국인이 좌우한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인근 명도성 아파트도 최근 17가구를 일반 분양한 결과 14채가 한국인들에게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한국인의 아파트 매입은 상하이 장기 거주자에 국한됐습니다.그러나 지난 9월 이후 한국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면서 서울에서 돈을 싸들고 와 아파트를 사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상하이랜드 신경석 부장) 인터넷을 이용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상하이랜드는 지난주에만 서울 거주 한국인의 아파트 거래를 4건이나 성사시켰다. 한국 부동산 자금이 상하이로 유입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 상승이다. 상하이 아파트 시세는 지난 2년 동안 약 1백% 급등했다. 진시우장난의 경우 2001년 ㎡당 4천5백위안(1위안=약 1백45원)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9천~1만위안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손쉬운 매매 절차도 부동산자금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상하이 아파트 투자는 거래에 따른 위험이 높아 신중해야 한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우선 자금의 출입 문제다. 상하이 부동산뱅크의 오명 사장은 "중국이 자금의 국경 이동을 엄격하게 규제,대부분의 부동산 자금이 탈법적인 방법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장래 투자자금 회수에 결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택을 팔아도 서울로 가져가기 어렵다는 얘기다. 부동산 가격에 대한 경고음도 나오고 있다. 상하이 시정부가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진정 조치를 잇따라 발표,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