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규의 '월요경제'] 立春 경기ㆍ立冬 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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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가 발견하고 유클리드가 이름을 붙인 '완전수'라는 개념이 있다.
완전수란 자신을 제외한 약수를 모두 합쳤을 때 다시 그 숫자가 되는 것을 말한다.
첫 번째 완전수는 6(=약수 1+2+3), 두번째는 28(=1+2+4+7+14)이다.
로마시대 신학자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6일이 걸린 점을 완전수로 설명했다.
또 28은 서양에서 달의 공전주기이자 결혼하기 가장 좋은 나이로 평가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완전수는 38개(4백96,8천1백28 등)로, 가장 큰 것은 무려 4백20만 자릿수라고 한다.
세상이 온통 숫자에 몰두한 탓에 뜬금없이 숫자이야기부터 꺼내봤다.
완전수 6은 실제 우리 생활에 밀접하다.
주사위가 정6면체이고 로또는 45개 숫자중 6개를 고르며 물은 6각수를 최고로 친다.
북핵문제는 재개 가능성이 높아진 6자회담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음양의 조화를 중시한 우리 조상들은 홀수를 길(吉)한 것으로 쳤다.
삼짇날(3월3일), 단오(5월5일), 칠석(7월7일) 등이 그것이다.
요즘은 청소년들의 명절인 '빼빼로 데이'(11월11일)가 추가됐다.
주말(8일) 입동(立冬)을 지나면서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가을비로 거리는 온통 노랗고 붉은 낙엽 투성이다.
부동산 투기는 일단 제동이 걸렸고 주가도 16개월 만에 800선에 올라섰다.
경기회복 징후를 찾으려는 노력이 확산되고 있지만 경제계에는 팍팍한 한 주가 기다리고 있다.
대선자금 수사로 기업인들의 줄소환 일정이 잡혀 있다.
들춰낼수록 냄새나는 정치자금의 고백성사(고백 후 대사면)가 요즘 정계나 경제계의 화두다.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인데 고백을 들어줄 국민들 여론이 관건이다.
현대가(家)의 경영권 분쟁은 현대그룹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사모은 정상영 KCC 명예회장측에서 현정은 회장의 현재 체제를 존중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단 수습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주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토를 달아 이번 주에 어떤 '여진(餘震)'이 일지 주목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천명한 재신임은 저만치 멀어진 반면 이라크 파병이 다시 뜨거운 감자다.
정부의 '비전투병 카드'에 미국측은 영 마뜩지 않다는 반응이다.
재협상 카드를 내밀어야 할텐데 터키는 파병결정을 철회했다.
대통령의 표정이 더욱 어색해질 것 같다.
주목할 경제지표로는 통계청의 3분기 서비스업 동향(10일), 10월 소비자 전망(11일) 및 고용동향(13일)이 있다.
주위의 무수한 '선택적 백수'들은 경제활동인구에서 빠져 실업통계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
정부는 실업률이 3%대에 안정돼 있다고 강변하지 말고 이제라도 일자리 만들기에 매진하길 주문하고 싶다.
< 경제부 차장 oh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