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비즈니스맨들과 상대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치상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상하이 상인들은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중국 비즈니스맨들의 성향은 성(省)마다 다르고 같은 성이라도 도시마다 다르다. 지역별 특성을 파악,적절히 대응하는 것은 비즈니스 성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월간지 '과학투자'는 최근 중국의 대표적인 13개 지역 비즈니스맨들의 성향을 분석,보도했다. ▲베이징=정치 중심 도시답게 비즈니스에 정치적 요소가 자주 끼어 든다. 관상(官商)의 전통이 남아있어 권력을 끼고 이뤄지는 비즈니스가 많다. 그러기에 관시(關係)가 강조된다. 비즈니스맨들 사이에서도 정치적 화제가 자주 등장한다. 베이징에는 명문대학이 많아 이 지역 비즈니스맨들은 전반적으로 문화적 소양이 높다. 이들은 고도의 언어 구사에 능하고 한담을 즐긴다. ▲상하이='영악스럽다(精明)'고 할 정도로 이(利)에 집착한다. 소심(小心)한 성향을 갖고 있어 작은 것에도 까다롭다. 세세한 준비 없이 상하이 상인들을 대하면 실패하기 쉽다. 이들은 그러나 준법정신 및 계약이행 의식이 강해 일단 계약이 체결되면 일이 쉽게 풀린다. 상하이 상인들은 '상하이가 중국 최고 상업도시'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외지인과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 속성을 보이기도 한다. 그들은 천성적으로 경쟁을 즐기는 성향이 있다. ▲광둥='이익에 죽고,이익에 산다'고 할 정도로 돈을 추구한다. 돈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어려운 고통이라도 참는다. 광둥 상인들의 비즈니스는 '과감성(敢)'과 '앞서 시작(先)'으로 요약된다. 남보다 앞서 과감하게 투자,돈을 챙긴다. 미신에 집착하는 성향을 보여 숫자 6(순조롭게 풀린다라는 뜻을 내포)과 8(돈을 번다라는 뜻)을 특히 좋아한다. ▲닝보=사해(四海)를 내 집처럼 돌아다니며 진취적으로 비즈니스를 한다. 돈 있는 곳,돈 된다는 사업을 찾아 천하를 누비고 다닌다. 상하이를 만든 주역도 이들이다. 닝보 상인들은 용감성(勇)과 지혜(智)를 겸비,투자에 좀처럼 실패하지 않는다. 이들의 투자기법에 말려들 경우 큰 피해를 보기도 한다. ▲원저우=천성적인 장사꾼 기질을 갖고 있어 '중국의 유태인'이라고 불린다. 이들은 작은 사업으로 시작,규모를 착실하게 늘려가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전국 각지에 고유의 유통 채널을 둘 만큼 상업에 남다른 재주를 갖고 있다. 현재 중국 국내외에서 2백만명의 원저우 상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당신이 나를 어떻게 보든 나는 당신의 돈을 빼앗고야 말겠다'라는 생각으로 실속 경영을 중시한다. ▲둥베이=호탕하고 선이 굵은 비즈니스를 추구한다. 술이 없으면 비즈니스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술자리에서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또 우정을 목숨보다 중시한다. 감정의 교류가 없는 비즈니스로는 이들을 대하기 어렵다. ▲산시=중국에서 금융업을 가장 먼저 꽃피운 곳으로 신용의식,공정경쟁 의식이 강하다. 산이 많은 산시 지역을 떠나 전국을 돌며 상업활동을 해온 전통이 살아있어 전국의 틈새시장 공략에 특이한 재주를 보인다. 정보를 중히 여기고 박리다매 사업에 강하다. ▲안휘=성실 의리 신용 사랑 등을 중시하는 유상(儒商)의 전통이 강하다. 무리한 이익추구보다는 합리성을 강조한다. 안휘성 농촌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소농식 비즈니스 경영형태를 보인다. 도시에 나와 돈을 벌면 다시 안휘 지역 고향으로 돌아가는 성향을 갖고 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