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현장 외국인근로자 불법체류단속 '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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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사람이 없으니 당장 시급한 인력 수급에 숨통을 틔워달라." "원칙대로 단속을 펴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국인 불법 체류자 신고가 지난달 말로 마감되고 오는 15일부터 불법 체류 단속이 본격화되면서 생산현장에서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법체류 단속 완화를 기대하는 쪽은 일용직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을 쓰는 소규모 현장과 인력파견업체,4년 이상의 장기 체류 근로자를 고용한 업체들이다.
반면 이번에 정식 등록을 마친 업체 사장들은 대부분 정부가 당초 밝힌대로 강력한 단속을 펼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력파견회사를 통해 일용직 외국인 근로자를 공급 받아온 경기도 반월·시화공단 중소기업 중 상당수는 이달 들어 인력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당제 파견 근로자들 가운데 경험은 많으나 4년 이상 국내 체류한 인력들이 적지 않아 오는 15일부터 시작될 단속을 앞두고 벌써부터 종적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인력파견업체를 통한 외국인 근로자 공급행위가 불법화됨에 따라 하루 1만5천명 가량 공급하던 안산·시흥지역 1백여개 파견업체가 일제히 외국인 근로자 파견업무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하루 30∼40명의 외국인을 공급받던 시화공단 내 K전자는 대체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외국인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인건비가 20% 이상 올라가 도저히 채산성을 맞출 수 없다"며 "공장 가동을 탄력적으로 하기 위해 일당제 외국인을 선호했는데 앞으로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안산에서 아파트를 건설하는 I건설은 하루 20∼30명씩 외국인 근로자를 일당제로 고용했으나 이들의 공백을 메울 인력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정상적으로 외국인 근로자 등록을 마친 업체 사장들은 제대로 된 단속을 주문하고 있다.
인천 남동공단 내 K금속의 변모 사장은 "이번에 등록한 5명 중 2년이 넘은 2명은 다시 들어오기로 하고 귀국시켰다"며 "이들이 한 직장에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불법체류 단속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근 G엔지니어링의 박모 사장도 "외국인 근로자 등록까지 실시한 마당에 정부의 일관된 인력관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유명무실한 단속이 이뤄질 경우 부작용은 등록제 이전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