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한국의 내수부문이 회복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증권은 10일 내수 침체를 이유로 한국에 대한 투자 의견을 종전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2단계 낮췄다.


이에앞서 지난달 JP모건도 가계부채 문제로 경기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며 투자등급을 비중확대에서 축소로 내렸다.


CSFB 아시아·태평양담당 전략가인 스튜어트 패터슨은 이날 "한국 증시 수익률이 전세계 평균보다 높은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내수경기가 수출의 바통을 이어받아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지는 것 같다"며 "한국의 급속한 내수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낙관론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경기의 회복과 상대적 저평가 때문에 한국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 견해를 유지해왔다"며 "하지만 세계 경기선행지수는 고점에 다가섰고 한국 주식은 더이상 싸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CSFB는 한국증시 투자 비중을 낮추면서 해외경기에 연동되는 주식을 매도했으며 은행주를 제외한 내수주는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다만 은행주는 갖고 있지만 부동산담보대출과 기업대출의 부실채권이 증가함에 따라 일부 금융회사는 충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CSFB는 "한국 비중을 축소하면서 마련된 자금은 한국시장에 재투자되겠지만 당분간 현금으로 보유할 방침"이라며 "적절한 투자 대안이 결정될 때까지 좀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JP모건도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의 투자가 늘어날 수 없다며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


JP모건 이승훈 상무는 "소비자들이 2000년 이후 빚을 많이 썼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현상 유지도 급급한 상황이며 소비심리가 더 나빠지지 않는다 해도 지출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소득 하위 80%의 경우에는 주식에 투자할 돈이 없으며 오히려 증권저축에서 돈을 찾아 빚을 갚아야할 상황이고 상위 20%는 주식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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