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세계적 기업설명회(IR) 전문기업인 크라우트컴퍼니의 개리 크라우트 사장은 현재 세계 주요 투자회사의 약 10%만이 한국시장에 투자하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한국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40%에 달하고 외국인 매매에 따라 시장이 움직이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수록 한국시장을 움직이는 그들의 힘은 오히려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힘이 분산된다는 논리다. 또 많은 외국 펀드간의 경쟁이 한국증시를 한 단계 끌어올리고 증시의 투명성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라우트 사장은 "그러나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선 한국기업들의 IR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식 IR의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첫째는 투자자에게 이미 일어난 사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차원에 머무른다는 점이고 둘째는 한국을 이미 잘 아는 투자자들에게만 IR를 한다는 점이다. 그는 "투자자는 이미 일어난 사실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알고 있는 사실을 지루하게 설명하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견해와 생각이 회사에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아직 IR가 투자자에 대한 정보 제공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들어 회사의 전략과 정책에 반영하는 통로란 점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크라우트 사장은 "한국에서는 아직 IR가 이벤트로 끝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점은 IR 이후 주주들의 의견과 비판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보잉 록히드마틴 미쓰비시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IR 및 컨설팅을 하고 있는 크라우트사는 1969년 설립됐으며 LG전자 등에도 IR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대만 중국 3개국 중 첫 방문지로 한국을 찾은 크라우트 사장은 13일까지 국민은행 신한은행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의 CEO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