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충전방인 '굳웰' 부천 상동점 대표 김종헌 사장(39). 올 봄까지만 해도 그는 대기업 간부사원(과장)이었다. 국내 굴지의 S그룹 계열사 두곳을 거쳐 13년간 평범한 샐러리맨 생활을 보냈다. 사표를 낸건 지난 3월. 갑작스런 일이 아니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할때 한 결심을 실천에 옮긴 것 뿐이다. "마흔이 되기 전에 내 사업을 갖겠다고 마음먹었지요.그래서 아무런 미련없이 사표를 던질 수 있었어요." 사표를 내기 1년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했다. 준비과정에서 김 사장이 가장 중요시한건 가족의 지지. 그중에서도 부인의 동의와 협력이 가장 큰 힘이 됐다. 네살 아래인 부인은 현재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자녀는 6세,9세된 아들만 둘. 김 사장의 경우 업종선택의 시간은 극히 짧았다. 우선 퇴직금만으로 창업하려고 마음먹었기 때문에 소자본 아이템만을 추렸다. 금융회사나 친지들을 통한 빚은 일절 내지않았다. 자력창업인 셈이다. 그 다음은 적성을 고려했다. 직장생활때 생산설계,공장건설,환경설비영업 등 다양한 경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주변 여건도 업종선택의 변수. 부천시 상동에 있는 자택과 30분이내 출근할 수 있는 입지에서 할 수 있는 업종을 모색했다. 결론은 잉크충전방. 건실한 프랜차이즈 본사를 구하는 것도 창업자들의 몫이다. 김 사장이 가장 발품을 많이 판 것도 본사 선택 문제였다. "사업을 하는 점주들 20여명을 직접 만나 수익이 얼마나 되는지,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은 뭐가 있는지 꼼꼼히 물어 봤습니다." 지난 7월 집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에 8평짜리 점포를 얻었다. 임대보증금 2천만원에 월세는 70만원. 신축건물이라 권리금이 없다는게 장점이었다. 인테리어와 초도물량비,가맹비,교육비 등으로 2천만원을 지출해 총 4천만원이 창업비용으로 들어갔다. 잉크충전방은 원래 한국에서 창조한 사업이다. 그러나 잉크충전만으로 점포를 꾸려갈 수는 없다. 재생 카트리지를 판매하거나 사무실에서 흔히 쓰는 레이저제트 프린터의 토너를 교체해주는 일도 한다. "매출의 80%는 사무실 학원 교회를 대상으로 한 영업에서 나오고 있습니다.단순판매로는 승산이 없고요,차별화 전략이 있어야 성공합니다." 사무실의 전산 소모품 판매에다 애프터서비스를 추가하고 나아가 사무용품 유지관리까지 토털 서비스업을 한다는게 김 사장의 목표다. "최근 본사가 무려 2억원의 예산을 들여 1백70여명 점주들에게 1백시간의 프린터 애프터서비스 교육을 시키고 있는데요,이 때문에 실제 영업에 엄청난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현재 가맹점 한달 평균 순익이 5백만원 정도 되는데 애프터서비스 덕분에 수입이 2백만원 정도 더 늘 것이란 계산이 나오더라고요." 김 사장은 아직 사업 초보자다. 8월에 개점,석달이 채 안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벌써 과장시절 월급(3백만원)을 넘어섰다.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전체 가맹점 평균 순익을 돌파하고 내년 상반기중 A급 수준(한달 순익 1천만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바치는 12시간의 노동은 그에게 '달콤한 꿈을 위해 뿌리는 밀알'인 셈이다. 본사(02)838-7600 글=강창동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