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공정위 독주 비판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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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삼성 LG SK 등 19개 그룹 구조조정본부 임원들을 대상으로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 설명회를 가졌으나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을 놓고 논쟁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설명회에는 주요 그룹측에서 당초 초청 대상이었던 구조본부장 대신 상무 등 실무 임원을 참석시켜 재계가 공정위의 '시장개혁 강공 드라이브'에 우회적인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그룹들은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 등 다른 사정으로 인해 상무급 임원을 대리 참석시켰다고 설명했지만 강 위원장이 최근 밝힌 대로 각 그룹 회장과의 회동이 제대로 성사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커지는 분위기다.
대기업 그룹의 한 관계자는 "아직 (회장을) 만나자는 전화를 받은 바 없지만 연락이 온다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차라리 대통령과 만난다면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 공정위원장과 만나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공정위는 그러나 강 위원장과 대기업 회장들간의 개별적인 만남은 12월중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14일로 예정된 자산 2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구조조정본부장을 대상으로 한 로드맵 설명회는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 주요 그룹 임원들은 "한나라당 등이 증권집단소송제를 도입하는 경우 출자총액규제 폐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공정위가 마련중인 시장개혁 로드맵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겠는가"고 반문하는 등 공정위의 '독주'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공정위가 '의결권 승수(의결권 행사 지분/실제 보유 지분)'를 출자총액제한 졸업 여부의 잣대로 삼기로 한 데 대해 "지배구조 평가지표로는 의미가 있지만 새로운 규제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 이론적 근거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등 공정위와의 '입장 차이'도 드러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