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최대 가전 유통매장 커리(Curry). 고급 프리미엄 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이 매장 세탁기 코너에는 LG전자 드럼세탁기 '트롬'이 AEG 보쉬 월풀 지멘스 등 현지 유명 메이커 제품과 나란히 진열돼 있다. 가격도 가장 인기있는 6kg 제품의 경우 AEG보다는 약간 싸지만 보쉬 월풀 지멘스 제품에 비해선 오히려 10% 가량 비싸게 팔리고 있다. 한달 동안 트롬 72대를 팔았다는 한 직원은 "이곳에서 트롬이 판매된지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트롬이 유럽에서도 드럼세탁기의 대명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LG전자의 드럼세탁기 '트롬'이 드럼세탁기의 종주국인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기간의 두배를 넘어섰고 현지 주요 소비자 잡지로부터 잇달아 최우수 평가를 받고 있는 것. 트롬은 올 상반기 유럽에서 모두 35만대가 판매돼 지난 한햇동안의 판매량인 30만대를 이미 추월했다. 하반기에는 55만대 이상이 팔려 올해 전체 판매량은 90만대로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관계자는 12일 "드럼세탁기의 본고장인 유럽은 약 1천5백만대 규모의 시장으로 아에게 보쉬 밀레 등 세계적인 브랜드 제품들의 전쟁터"라며 "올해 예상 판매량은 유럽 전체 시장의 6%에 해당하는 것으로 시장에 진출한 지 2년밖에 안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놀라운 성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트롬은 2백50만대 규모의 러시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핀란드 드럼세탁기 시장에서도 15%의 점유율로 1위에 올라 있다. 스페인 스웨덴 등에서도 빠른 판매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트롬은 올해 창간 50주년을 맞은 네덜란드의 저명 소비자 잡지 '컨슈머 가이드'와 벨기에 소비자 잡지 '테스트 안쿠프'로부터 최근 각각 '베스트 바이'에 선정됐다. 지난해에도 프랑스의 '크 수와'와 영국 '인디펜던트'에서 베스트 바이에 뽑히는 등 잇달아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트롬이 이처럼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유럽 각국의 현지에 맞도록 제품을 다양화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서는 대부분의 주택이 18∼22평이라는 점을 고려해 3.5∼5kg대 용량에 깊이 4백mm 전후의 콤팩트한 제품으로 승부를 걸었다.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세탁력이 뛰어나면서도 소음이 적은 직접 구동모터를 채용한 제품으로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디지탈어플라이언스 사업부문해외마케팅 담당 안명규 부사장은 "내년 판매량은 약 1백50만대로 올해와 비슷한 50∼60%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럽 실정에 맞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