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업계 최대 관심사였던 뉴코아 인수전은 공교롭게도 패션아울렛을 운영하는 2001아울렛과 세이브존이 각각 주도한 두 컨소시엄간 경쟁이었다. 이는 할인점과 백화점이 장악하고 있는 유통시장에서 틈새를 파고 든 패션아울렛의 저력을 확인시켜 준 대표적인 사례다. 패션아울렛의 역사는 국내 할인점 역사보다 짧다. 지난 1994년 문을 연 이랜드 계열의 2001아울렛 당산점이 첫 점포다. 이후 세이브존이 고양시 화정동에 점포를 내면서 경쟁체제로 접어 들었다. 현재 2001아울렛과 세이브존이 각각 운영중인 점포는 7개와 8개. 하지만 뉴코아 인수에 나선 2001아울렛이 뉴코아 점포의 상당수를 패션아울렛으로 바꿀 예정인 데다,세이브존도 향후 3년간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 상권에서 백화점 할인점과 경쟁하면서도 놀라운 생존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패션아울렛의 성공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백화점식 매장 구성'에 '할인점식 가격 정책'을 채택한 점을 먼저 꼽는다. 패션할인백화점의 또다른 강점은 상품과 가격 경쟁력에서 찾을 수 있다. 2001아울렛과 세이브존은 신상품과 다름없는 이월 패션상품을 50∼70% 정도 할인된 가격에 팔고 있다. 패션아울렛은 이월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자체브랜드(PB) 의류 개발에도 열성이다. 1999년 91억원에 불과했던 2001아울렛의 PB의류 (10개 브랜드) 매출은 올해 7백5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매출의 15%에 해당하는 것이다. 독특한 출점방식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인이다. 땅을 사서 점포를 짓지 않고 부실 점포를 저가에 사들이는 독특한 전략은 패션아울렛 경쟁력의 근간이 되고 있다. 세이브존은 1999년 고양시 화정동에서 부도난 건물을 인수해 1호점을 열었고,불과 5년만엔 점포를 8개까지 늘렸다. 최근 장기 임차한 부천 상동점을 제외하면 나머지 7개점은 모두 법정관리중인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경매로 건물을 매입,리뉴얼한 점포들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