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유통 트로이카] 할인점 : 이마트 아성 難攻不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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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할인점 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이런 질문에 한 외국계 할인점 관계자는 "그랬다면 아마 한국시장은 영국 프랑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가 장악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신세계이마트는 한국 유통시장을 지켜낸 자존심 같은 존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3년 첫 점포를 연 이후 해마다 20∼30%의 고성장을 이어오며 할인점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
유통시장이 개방된 96년 이후 까르푸 월마트 테스코 등 외국계 공룡들이 밀려 들어왔지만 2위권과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95년 1천9백억원이던 이마트의 외형은 지난해 51개 점포 5조6천억원에 달했다.
올해엔 61개 점포에서 7조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계산대를 통과한 누적 고객수도 이미 6억명을 돌파했고, 3년내 10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10년 동안 한국 유통혁명을 선도한 이마트의 성공비결은 우선 외형 확대의 근간이 되는 출점 부지 선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이마트는 외국계 할인점들이 국내 시장을 파악하기도 전에 전국적인 다점포망을 구축했다.
외환위기 당시 프라이스클럽을 매각해 1억달러의 외자를 유치, 이를 발판으로 전국 주요 상권의 핵심 부지를 상당수 사들였다.
97년 10개였던 점포수가 99년 20개, 2001년 42개, 2003년 57개로 급속히 늘어난데는 이마트의 '땅 고르는 안목'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이마트는 이미 추가로 30여개 점포를 낼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2007년 1백호점 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외국의 선진 업태인 할인점을 철저히 한국형으로 탈바꿈시킨 주역도 이마트다.
창고형 시설을 과감히 바꿔 진열대의 높이를 낮췄으며, 매장 환경을 밝고 재미있게 만들었다.
또 초기부터 한국인이 선호하는 신선식품 매장을 강화해 외국계 점포와 차별화를 이뤄냈다.
최근엔 까르푸나 월마트가 오히려 이마트를 벤치마킹해 한국내 매장을 한국형으로 리뉴얼하고 있다.
외국계 할인점들이 뒤늦게나마 한국형 할인점의 중요성을 간파한 결과다.
PB(자체브랜드) 상품 개발은 이마트가 상품을 저렴하게 팔면서도 경영효율을 극대화한 좋은 예다.
97년부터 매장에 나오기 시작한 PB 상품은 현재 3천5백여개 품목에 이르고 있다.
이마트는 PB 상품수를 2005년까지 5천개 품목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마트는 내년부터 국내 시장을 넘어 중국으로 간다.
상하이와 톈진에 설립한 합작법인을 통해 2007년까지 20개 점포를 중국에 낼 계획이다.
신세계 구학서 사장은 "중국 점포는 한국 제품이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통로가 되는 동시에 저렴한 제품을 국내 매장으로 들여오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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