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만 미국 프린스턴대학 교수가 경제학 교과서를 온라인으로 출간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 보도했다. 칼럼을 통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유명해진 크루그만 교수가 스탠퍼드대학의 콜 로머 교수와 함께 이번에는 경제학 교재산업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크루그만 교수는 동료 교수이자 부인인 로비 웰스와 함께 내년 출간을 목표로 교재 '경제학(Economics)'을 집필 중이다. 8백페이지 분량의 이 책은 권당 1백20달러 전후로 치솟고 있는 비싼 교재들과 달리 1백달러에 판매된다. 그는 동시에 실물 책과는 별도로 8백페이지 전체를 인터넷에 올려 60달러에 파는 작업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사이버 경제학 교재는 교수들의 학습 방법과 학생들의 공부 방법 등을 담은 소프트웨어와 함께 제공된다. 그는 비싼 교재에 화가 난 학생들이 중고책을 사거나 외국의 싼 책을 사고 있는 현실에 따라 이같이 착안했다. 스탠퍼드대의 로머 교수는 일찍이 이 분야에 눈을 떠 그의 온라인 학습 방법을 담은 소프트웨어는 4백개 대학에서 6만5천명이 이용하고 있다. 크루그만 교수가 로머 교수의 기술적 도움을 받아 인터넷에 올릴 교재는 불법 복제에 능숙한 학생들도 정식 등록하지 않으면 접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로머 교수는 장담했다. 크루그만 교수는 "수십년간 계속돼 온 전통적인 교재 산업은 점점 생존하기 어려운 모델이 되어가고 있다"며 "이번 시도는 상황을 앞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그만 교수의 새로운 시도가 미국 교재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