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神앞의 인간이 있을뿐… ‥ '8000미터의 희망과 고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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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절대로 욕심을 가진 인간을 용납하지 않는다. 산을 내려와서 산을 보면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고, 산에 오르면 그곳엔 산이 없다."(엄홍길)
"히말라야에서 강한 인간은 없다. 그렇다고 약한 인간도 없다. 다만 신 앞의 인간이 있을 뿐이다."(박영석)
히말라야의 8천m급 고봉 14개를 모두 오른 세계적인 산악인 엄홍길씨(43)와 박영석씨(40)가 그 치열한 도전의 기록을 나란히 책으로 냈다.
'8000미터의 희망과 고독'(엄홍길 지음, 이레,9천8백원)과 '산악인 박영석 대장의 끝없는 도전'(김영사, 9천9백원)이다.
등반대 구성에서부터 설산에서의 사투와 정상에서의 감동적인 순간까지 진솔하게 털어놓고 있다.
엄씨는 지난 2000년 7월 K2에 오르며 아시아 최초로 히말라야 8천m급 14개 봉우리를 모두 등정했다.
그러나 엄씨는 지난 85년부터 16년 동안 14번의 실패를 경험했고 동상에 걸려 오른쪽 발가락 일부를 잘라내기도 했다.
산에 젊음을 바친 동료 대원과 셰르파들의 희생도 따랐다.
때문에 엄씨는 "살을 갈고 동료대원의 죽음을 비벼야만 산을 오를 수 있는 것인가"라며 절규한다.
그러면서 "오르고자 하는 열망을 버리는 만큼 정상의 문은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대자연과 마주하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경건하고 또 경건한 마음을 지녀야 할 뿐"이라고 털어놓는다.
아시아 최초로 에베레스트산을 무산소 등정한 박씨는 정상에서의 감회를 이렇게 전한다.
"정상에서 본 세상은 아득하고 낯설었다. 인간이 자랑스럽게 쌓아올린 온갖 문명이 그곳에서는 작고 사소한 점으로만 존재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