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그룹이 현대그룹을 계열로 편입하게 되면서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이 중대 기로를 맞게 됐다. 정종선 KCC 부회장 역시 14일 기자회견에서 "대북사업은 이익이 나지 않을 경우 재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금강산 관광사업의 경우 지난 9월 이후 활기를 띠고는 있지만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기에는 관광객 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10월말 현재 관광객수는 5만5천3백80명으로 지난 2000년의 20만명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개성공단 역시 아직 분양가가 정해지지 않았고 현지 인프라 건설도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경제성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KCC는 이런 상황에서 무리를 해가면서 대북사업을 추진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아산에 대한 계열분리는 현대아산의 다른 주주사인 현대중공업(9.9%) 현대자동차(5.0%) 등과 남북 민간경협을 이끌고 있는 통일부와 협의를 거쳐야 할 사안이라는 측면에서 조기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대북사업 지속이 고 정주영 회장의 유지라는 점에서도 정상영 명예회장이 완전히 발을 빼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KCC는 개성공단사업 등의 주도권을 정부나 공기업쪽으로 넘기면서 골프장 건설 등의 제한된 범위 내에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