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원 선거 직후마다 주가가 떨어진 징크스가 또 다시 재현되면서 도쿄증시의 최근 1주일간 주가가 올들어 세번째로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GDP(국내총생산) 실질성장률이 7분기 연속 플러스를 지속했다는 호재에도 불구,주가가 꺾이자 시장 주변에서는 비관적 전망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0~14일까지의 5영업일간 닛케이평균주가는 1만6백28.98엔에서 1만1백67.06엔으로 밀리며 4백60엔을 웃도는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0일 하룻동안 1백24.44엔이 떨어지자 증시전문가들은 지난 90년6월 이후 네차례 선거에서 다음날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던 전례가 이번에도 그대로 지속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의석수를 크게 늘린 제1야당 민주당이 금융행정의 감독강화를 촉구하는 등 적극적 개혁정책을 다짐하고 있어 채무비율이 높은 업종일수록 주가가 불안한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하락률이 가장 높았던 부동산(8.0%)과 4위인 상사(6.5%) 등의 업종은 과잉채무에 허덕이는 부실기업이 많은 탓에 업계 재편 가능성을 주목한 투자자들이 매도에 치중하면서 주가하락이 두드러졌다. 하락률 상위에는 일본의 최대수출 견인차로 꼽히는 전기·전자(6.2%)를 비롯 수출기여도가 높은 업종이 다수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엔고 우려가 다시 핫이슈로 떠오른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됐다.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는 엔고 저지를 위해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을 묵인해왔던 미국이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주가상승을 견인해 온 외국인투자자들의 매입 열기가 둔화되면서 이들에 대한 증시 주변의 기대감도 눈에 띄게 시들해지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