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17일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주의회 의사당에서 제38대 캘리포니아 주지사로 취임했다. 1백억달러가 넘는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난파선 '캘리포니아호'를 구할 선장이 된 그의 첫번째 과제는 바로 '경제살리기'. 슈워제네거는 지난 15일 새너제이에서 열린 당선자 신분으로 가진 마지막 공식 행사였던 실리콘밸리 기업가들과의 만찬 모임에서 "우리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를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향후 정책방향을 분명히 제시하면서 "실리콘밸리의 과거 영화를 되찾기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GDP(국내총생산)가 1조3천억달러로 중국과 거의 맞먹는 캘리포니아주의 경제성장 원동력인 실리콘밸리 지역은 2000년 닷컴거품이 꺼지면서 실업률이 미 전체 평균(6%)보다 훨씬 높은 7.5%로 치솟는 등 캘리포니아주는 물론 미국 경기위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슈워제네거는 어려운 경제를 감안,'할리우드 스타'란 화려한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취임식을 1시간반 정도로 간소하게 치르고 이날 오후부터 곧바로 집무에 들어갔다. 캘리포니아의 주지사 취임식에는 지난 95년 피트 윌슨 취임식 때 인기가수 나탈리 콜이 출연했고 99년 데이비스 전 주지사 당선 때도 호화판으로 치러져 물의를 빚었다. 슈워제네거는 이날 취임연설에서 선거캠페인 중 약속했던 취임 후 1백일 내 시행할 주요 의제를 밝힌 뒤 주의회에 출석,재정적자 등 주정부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전반적인 정책방향은 데이비스 전 주지사가 3백%나 올려놓은 자동차등록비를 환원하는 대신 정부지출 동결 및 공무원 감축,근로자 상해보험개혁,불법이민자 운전면허발급 철회 등 '긴축정책'으로 집약될 예정이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