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땅'이야기] <14> 땅 속까지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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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인 K씨(41)는 3년 전 경기도 이천 소재 공장부지 1천평을 평당 10만원에 매입했다.
그는 주변 시세(평당 13만원)보다 싼 가격에 부지를 샀다는 중개업소의 말을 듣고 매우 흡족해했다.
그러나 문제는 터파기를 하던 중 발생했다.
땅 속에서 거대한 화강암 바위가 나왔던 것.
K씨는 바윗돌을 캐내는 데 평당 17만원의 공사비를 더 들였다.
전원생활을 동경하던 L씨(53)는 경기도 양평에서 전원주택지 2백평을 1억원(평당 50만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지하수 개발을 하다 낭패를 봤다.
강 주변이어서 지하에 물이 많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정작 땅을 파들어가자 물을 찾을 수 없어 다른 곳의 지하수를 끌어오느라 8천만원의 거금을 추가로 들였다.
강 주변에 거꾸로 물이 적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몰랐던 대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다.
수석 전문가인 A씨는 10년 전 충북 제천에서 논 4백평을 1천2백만원(평당 3만원)에 사들였다.
중개업소에서는 평당 1만5천원이면 살 수 있는 땅을 두 배나 주고 매입했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A씨가 그 땅을 산 이유는 농사를 짓기 위해서가 아니라 땅 속의 수석을 캐기 위해서였다.
그 땅 밑에는 비싼 수석들이 많이 묻혀 있었다.
당시 캐낸 수석의 매도 가격은 4천만원에 달했다.
A씨는 수석으로 재미를 봤을 뿐만 아니라 땅도 덤으로 챙겼다.
건축업자인 P씨는 지난 96년 경기도 안성에서 논 3천평을 평당 5만원에 매입했다.
P씨 역시 농사가 목적이 아니었다.
그 땅 밑에는 건축용으로 쓸 수 있는 모래가 많이 묻혀 있었다.
실제 그 땅에서는 평당 6만원어치 정도의 모래가 나왔다.
땅을 볼 때는 땅 속도 봐야 한다.
물론 보이지 않는 땅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기 어렵지만 땅 속을 알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된다.
자신이 없으면 전문가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 지역에서 오래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물이 많은 땅인지,돌이 많은 땅인지 비교적 정확하게 알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도움말=진명기 그린하우스21대표
(02)536-2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