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공동상품 '켈프' 판매 독려 ..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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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이 20일부터 판매되는 은행 증권 투신 등 금융권 공동 상품인 '코리아ELF(KELF·켈프)'에 대해 판매 독려 등 사실상 창구 지도에 나설 예정이어서 그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17일 금융계 한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 각 은행과 증권사에 켈프 판매에 주력해 달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주가 하락시 원금을 손해볼 수 있는 리스크 상품인 주식형 펀드를 감독 당국이 창구지도 형식으로 판매를 강요하는 것은 시대에 뛰떨어진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19일 2천억원 규모의 주가연계증권(ELS) '식스 찬스 ELS'를 판매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했다.
'켈프'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켈프의 상품성이 떨어져 큰 호응을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식편입비율 90%인 성장형 켈프는 주가 하락시 손실률이 최대 9.4%로 제한되지만 수익률은 극히 제한적이다.
주가가 10% 이상 올라야 원금을 회복하고 20%를 넘어야 8.6%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령 종합주가지수 810을 기준으로 할 때 970을 넘어야 8.6%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데다 판매보수(0.66%)가 낮아 판매하고 싶지 않지만 정부의 입김에 의해 마지 못해 나서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 LG투자증권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판매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고 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국투자증권 대한투자증권도 켈프의 판매여부를 확정짓지 못하다가 이날 최종 판매에 나서기로 했다.
한 투신사 사장은 "시중자금을 증시로 유도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높이 살 만하지만 정부의 물리적인 개입은 증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만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