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시장 석ㆍ박사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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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시장에 석ㆍ박사 학위자 등 고급 인력이 넘쳐 나고 있다.
심각한 취업난 탓에 대기업은 물론 지명도가 있는 중견 기업의 입사시험에는 석ㆍ박사 지원자가 즐비하다.
은행 증권 등 금융업체의 경우 공인회계사, MBA(경영학 석사), AICPA(미국 공인회계사) 등도 합격을 장담하기 힘들 정도다.
최근 하반기 채용원서를 마감한 현대ㆍ기아자동차의 경우 8백명 모집에 3만여명이 몰렸다.
이 중 석ㆍ박사 학위자가 10%인 3천명을 넘었다.
대한항공의 대졸 신입사원 90명 모집에도 석ㆍ박사 소지자 7백50명, 공인회계사 등 전문자격증 소지자 1백27명, 해외 MBA 17명 등 고학력자가 대거 지원했다.
10명을 뽑는 유한킴벌리에는 공인회계사 자격 소지자 50명,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 소지자 1백50여명이 몰렸다.
경쟁률 50 대 1을 나타낸 대우증권 공채에는 국내 공인회계사 53명과 미국 공인회계사 1백68명이 지원했다.
한국 IBM의 경우 경영 컨설팅 부서원 몇 명을 뽑는데 경쟁률이 무려 1백20대 1, 그것도 80%가 석ㆍ박사급 고학력자였다.
'학사' 위주로 뽑았던 '신입직'에 고급 인력들이 지원하면서 취업 시장도 연쇄적인 '하향 바람'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상대적 열세인 비명문대와 지방대 졸업생들은 '눈높이'를 더욱 낮추고 있다.
실제 과거 고교졸업자나 전문대 졸업자들이 주로 지원한 9급 공무원 시험도 이젠 대졸자의 경연장으로 바뀌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올 9급 공무원 공개채용시험 합격자의 92.6%가 대학재학 이상으로 나타났다.
최근 실시된 기업과 은행권 신입사원 공채에서 석ㆍ박사와 공인회계사 등 각종 자격증을 소지한 고급 인력들이 대거 낙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영하듯 석ㆍ박사나 MBA 등은 10명 중 6명이 '학위나 자격증은 취업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대답했다.
취업포털 잡링크가 석ㆍ박사, 해외유학파, 미국공인회계사(AICPA) 등 고급 구직인력 1천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위나 자격증이 입사전형에 도움이 됐다는 답은 32.0%에 그쳤고 나머지는 도움이 안된다고 답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