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선 부담 .. 美경기동향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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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800선밑으로 다시 떨어졌다.
3천억원 어치에 가까운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진 17일 종합주가지수는 15포인트 급락,794로 밀려났다.
이날 일본과 대만증시도 급락,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프로그램 매물을 발생시킨 장본인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선물 4천6백계약 가까이를 순매도했다.
선물가격은 2.50이나 떨어져 103.40으로 밀려났다.
현물시장의 매수세가 뚜렷히 약화되는 가운데 선물을 대량으로 매도,한국시장을 보는 시각이 비관적으로 전환된 게 아니냐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전환되는 과도기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국의 고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금리 인상조치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세계 주식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다음달 초 프리어닝(실적예비발표) 시즌이 될 때까지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공산이 높은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 약화되나
최근 외국인의 선물매도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현물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약화되는 조짐이다.
크게 두가지 이유로 분석된다.
첫째는 종합주가지수 800선에 대한 부담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지수가 800선에 올라서면서 선물와 옵션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외국인의 부담감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면은 미국의 경기 동향이다.
미국은 지난 3분기에 7.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4분기에 4%정도의 성장을 지속한다면 현재와 같은 금리가 유지되지 못하고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국제 자금시장의 신경이 무척 예민해져 있다는 뜻이다.
이날 일본과 대만시장의 주가 급락도 이같은 분위기와 연관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실적장세로 넘어가나
현 장세는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다.
4분기 실적발표는 다음달부터 시작되고,미국의 경기회복 소식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
다음달 프리어닝시즌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예정된 모멘텀이 없다는 뜻이다.
삼성증권 오 연구위원은 "현재는 풍부한 국제자금으로 움직이던 유동성 장세에서 다음달 실적장세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상태"라며 "당분간은 변동성이 큰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장세에 대비해 4분기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특히 중저가 우량주 중에서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은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배당투자에도 관심둬야
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배당투자 메리트가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 오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현물 매수세가 약해지긴 했지만 지속되고 있는 만큼 종합주가지수의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기업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 조정기에 고배당종목을 선취매할 경우 평가차익도 거두면서 배당수익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