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퇴치된지 5개월만에 다시 재발될 가능성이 제기돼 각국의 보건당국이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보건 전문가들을 인용, 호흡기 질환이 통상 계절에 따라 움직이고, 사스가 바로 1년 전 중국 남부에서 처음 출현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스가 북반구에서진행중인 감기철에 뒤따라 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존 맥킨지 사스 담당 자문관은 "사스가 올 겨울 돌아올 지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가능할 것"이라면서 "때문에 우리는 사스 재발에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스가 새로 재발하는 경로는 야생 동물에서 사람으로 또다시 전염되거나 중국농촌 등지에서 감지되지 않은 채 병원체가 확산될 경우, 또 싱가포르에서처럼 과학자들이 연구하던 바이러스가 연구실 밖으로 빠져나오는 경우 등 다양할 것으로 여겨진다. 또 사스 바이러스가 주기적으로 발발했다가 오랜 기간 사라진 후 다시 경고 없이 모습을 드러내는 '에볼라'처럼 활동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사스가 지난 1918년 수 백만명의목숨을 앗아간 악명 높은 스페인 독감을 닮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포스트는 지적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사스가 다시 창궐할 경우 세계가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지난 7월 초 사스의 완전 종료가 선언된 이래 이 바이러스를 더 잘파악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해왔지만 어떤 동물이 바이러스의 주요 숙주인지 등 주요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또 전도 유망한 치료법과 백신 등이 연구되고 있고, 시약의 정확성과 신뢰성이 다소 향상되긴 했으나 의사들은 여전히 결정적인 '신무기' 없이 사스에 맞서야 하는 상황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윤경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