重工업계 '대물림 채용제' 확산 .. 명퇴자 자녀 입사땐 우선추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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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직 고령화로 고심하고 있는 중공업계가 명예퇴직과 함께 자녀 입사시 우선 추천권을 주는 '세습채용제(job replacement)'를 실시키로 해 성공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관리직은 물론 생산직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3년동안 자녀 1명의 입사를 요청할 수 있는 추천권을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명예퇴직을 신청한 1천2백80명의 직원 중 만 50세 이상은 7백20명으로 전체 63%에 이른다.
생산직만 따질 경우 명퇴신청자 9백여명의 80%로 전체 생산직 3천2백명의 20%가 넘는 인원이다.
이처럼 고령 생산직 인원의 명퇴 신청이 집중한 것은 명예퇴직금 액수가 통상임금의 48개월치로 평균임금 5천만원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2억원이 넘는 등 회사측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3년간 학자금까지 지원해주기로 하는 등 실질적인 금전보상액수는 지금까지 최고 조건이었던 KT의 기본급 60개월어치 보장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50세 이상 생산직의 경우 60세 정년을 감안하더라도 사실상 금전적인 손해를 입지 않을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녀 세습채용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번 명퇴신청으로 인력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도 청년실업과 생산직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와 유사한 방식의 인력조정작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시적인 비용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젊은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인건비 부담을 낮추면서 단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도 사규상 장기근속직원의 자녀들이 입사할 경우 가산점 등의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고와 채용이 쉽지 않은 경직된 한국적 노사관계를 반영한 특수한 제도"라며 "청년실업 해소라는 차원에서 사회적으로는 순기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