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KCC의 경영권 인수에 대응해 내놓은 국민기업화 전략은 성공할 것인가. 일단 1천만주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키로 한 이사회 결의 자체는 법률적 문제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천만주가 현재 발행주식 5백60만주의 1백78%에 해당되는 엄청난 물량이긴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의 수권자본금인 1천억원(2천만주) 이내에 증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주총결의 요건을 갖출 필요가 없어 KCC를 포함한 기존주주가 반대를 하더라도 법적인 하자가 없는 만큼 승산은 낮다. 현대도 17일 열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까지 모두 동의한 만큼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주가다. 30% 할인율을 적용한 주당 4만2천7백원의 발행가격이 투자유가증권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주가가 이 수준 이상은 유지돼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주식가치의 하락으로 인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며 따라서 청약률이 현대의 기대에 미치지 않을 수 있다. 이날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전날보다 9.67% 하락한 5만3천2백원에 마감됐다. 현대측은 우리사주에 20%를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80%중 65%는 기관투자가에게, 나머지 35%는 일반투자자로부터 청약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이중 우리사주조합의 경우 회사측의 대출알선 등을 통해 소화가능하지만 나머지 물량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미달물량을 제3의 투자자에게 우선배정할 수 있는 권한이 회사측에 있게 된다. 백기사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는 셈이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