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을 완치시킨다는 것은 하루 24시간 동안 정상혈당을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현재의 당뇨병 치료법으로는 완치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정상에 가까운 혈당을 유지토록 할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서 포도당이 증가하면 여기에 맞춰 적당한 양의 인슐린이 분비돼 정상혈당으로 낮추고,혈당이 떨어지면 인슐린 분비가 중단되고 간에서 포도당을 만들어 정상혈당으로 올려준다. 정상혈당을 유지하는 것은 정교한 신체반응이 필요한 일이다. 이와 같은 신체 반응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는 치료법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비슷하게 흉내낼 수 있는 치료법은 식사 시간에 맞춰 인슐린을 주사하는 방법이다. 난치성 당뇨병 환자에게 시행되고 있고,현재로서는 가장 자주 이용되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순간순간의 혈당치를 손쉽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 현재 피를 뽑지 않고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무혈(無血) 혈당측정법'이 어느 정도 실현 가능한 단계에 이르렀다. 무혈 혈당측정기로 순간순간의 혈당농도에 맞춰 알맞은 양의 인슐린을 주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형태의 당뇨병 치료는 수년 내에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당뇨병 완치로 가는 또 하나의 접근법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를 충분히 보충해 주는 방법이다. 완치에 가장 가까운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세포이식 치료'인 셈이다. 전세계 당뇨병 치료 연구자들은 연구의 초점을 여기에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는 예민하고 정교해 이 기능을 닮은 세포를 만드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난관을 하나씩 극복해가고 있다. 인슐린을 생산하는 인슐린 유전자,혈당을 감지하는 유전자들을 재조합시켜 베타세포의 기능과 닮은 세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머지 않았다는 말이다. 베타세포를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줄기세포에서 베타세포로 분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동물실험에서는 상당한 진척이 이뤄졌다. 베타세포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세 번째 방법은 정상적인 기능을 가진 베타세포를 시험관 내에서 배양하면서 증식시키는 것이다. 충분한 양의 베타세포를 얻기 위한 네 번째 방법은 동물로부터 베타세포를 얻는 것이다. 돼지의 췌장 베타세포가 가장 유망한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종(異種) 이식에서 생기는 거부 반응 등의 문제점들은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시험관에서 생산된 베타세포를 몸 속에 주입하는 세포이식법 외에 다른 베타세포 보충법으로는 체내에 있는 세포를 인슐린 분비세포로 전환시키는 방법이 있다. 세포를 주입하는 대신 인슐린 유전자를 체내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간세포가 가장 적절한 세포며 동물실험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상태다. 이런 미래 치료법 전망은 매우 밝다. 그러나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당뇨병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부적절한 생활습관과 비정상적인 체중이 원인이라는 점이다. 특히 성인의 제2형 당뇨병은 더욱 그렇다. 따라서 식사 운동 및 체중조절을 잘 한다면 당뇨병 환자의 20∼30% 정도는 정상혈당으로 원상회복 시킬 수 있다. 이는 미래의 첨단치료법보다 더 나은 치료법이다. 비록 정상혈당까지는 이르지 못해도 생활습관의 개선으로 당뇨병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당뇨병은 적절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