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재평가 국면.' 증시 전문가들은 자동차부품 업종의 2004년 경기를 이같이 전망하고 있다. 완성차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란 게 가장 큰 이유다. 완성차 생산량이 증가하면 부품업체의 외형(매출)도 자연스럽게 확대된다. 대우증권은 내년 국내 완성차 생산대수는 올해보다 8.5% 늘어난 3백46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수출과 해외생산이 본격화되고 있는 점도 플러스 요인.특히 현대차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생산 전략을 택하면서 자동차 부품업체도 한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금까지는 내수시장 일변도의 부품 공급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데 한계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해외납품을 늘림으로써 이 같은 단점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 박영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는 국내 부품업체들과 동반진출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부품업체 입장에선 외형을 늘리거나 현지 수준에 맞게 기술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품업체에 대한 재평가 과정은 주가 차별화와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모듈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모듈이란 연관성 높은 부품을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어 납품하는 방식.부품을 낱개로 만들어 팔 때보다 기술력이 요구되는 반면 그만큼 수익성은 높다. 현재 국산차 가운데 모듈화가 정착된 차종은 기아차의 쏘렌토 정도다. 하지만 내년에는 현대차가 설계단계부터 모듈화를 고려한 신차를 출시하는 등 모듈화가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고태봉 대우증권 연구원은 "모듈화 능력을 갖춘 부품업체는 완성차업체와의 협상력이 큰데 반해 그렇지 못한 업체는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모듈화 능력에 따라 부품업계의 구조조정과 주가차별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요인들을 감안할 때 향후 자동차 부품업종의 관심종목으로는 현대모비스 한국프랜지 평화산업 등이 꼽히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미 미국과 중국에 모듈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게 장점이다. 한국프랜지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플랫폼 통합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이다. 평화산업은 중국 현지법인인 천진평화기차배건유한공사의 매출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점이 호재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