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위는 18일 비경제 부처를 대상으로 내년도 예산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를 둘러싼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충돌로 정회하는 등 파행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을 심도있게 논의해야 할 예결특위가 정치공세의 장으로 변질 되는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지난 17일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9백억원 수수설을 제기한데 이어 이날도 노 대통령 측근 비리 공세를 이어갔다. 이 의원은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검찰이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부산지역 후원회장이었던 이영로씨를 출국 금지시켰다"며 "그런데도 검찰은 이를 숨기고 있고,입원 중인 이 씨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 씨는 가명으로 부산대학교 병원에 입원했고,일체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어 검찰이 보호한다는 의심이 든다"며 "검찰이 이 씨를 조사하지 않는 것은 외압에 의해서이거나 뭔가 숨기기 위한 의도"라고 공격했다. 이에 강 장관은 "이씨 출국금지 여부에 대해선 모르는 일이나 숨길 일도 아니다.대검 중수부에서 명운을 걸고 진행중인 수사가 적절한지 여부를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악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말하는 데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정면으로 맞섰다. 이 의원과 강 장관의 설전이 이어지자 이 의원의 질의에 제동을 걸려는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이에 맞서는 한나라당 의원들 사이에선 욕설이 오고 갔다. 열린우리당 이강래 의원은 "이 곳은 예산안을 심의하는 자리"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동료 의원이 발언하는데 마이크를 던질 태세를 하거나 욕설하는 것은 40년전의 행태이며 사과해야 한다"고 이강래 의원을 겨냥했다. 이강래 의원은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이 먼저 욕설을 퍼부어서 마이크 던지는 자세를 취했을 뿐"이라고 말했지만,이병석 의원은 "욕하지 않았다.속기록을 확인하자"고 맞서 이날 오전 회의가 정회됐다. 오후 늦게 속개된 회의에서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썬앤문그룹'이 작년 5월께 서울의 뉴월드관광호텔을 인수한 후 주상복합건물로 용도변경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당시 노 후보측에 상당액의 대선자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썬앤문그룹은 지난해 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후 노 후보 측근인 이광재씨 등을 통해 로비를 해 1백80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23억원으로 낮추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영식·박해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