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기업에 있어 문화활동은 필수적인 요소입니다.세계적 화장품 업체들이 박물관 등을 운영하는 것은 이 때문이죠." 오는 2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C'를 여는 코리아나화장품의 유상옥 회장(70)은 18일 간담회 자리에서 "컬렉터 경력 30년과 코리아나화장품 창업 15년의 숙원을 비로소 이루게 됐다"고 감회를 털어놨다. 유 회장은 지난 10여년 동안 프랑스 이브로세 식물원,독일 웰라 모발 박물관,일본 시세이도 화장품 박물관 등을 둘러보면서 "언젠가는 이런 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꿈을 키웠다고 한다. 회사가 코스닥 등록을 마친 99년 말 구체적 계획을 마련했고 지난 2년간 준비작업을 거쳐 개관하게 됐다. 올해 초 닥친 불황으로 회사 실적이 부진해지자 "조금 연기하라"고 충고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유 회장은 "어려울 때 투자해야 경기가 풀릴 때 빛을 발한다"며 예정대로 추진,창립 15주년에 맞춰 문을 열게 됐다. '스페이스C'는 지상 7층,지하 2층 규모에 미술관 강의실 뷰티센터 와인바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화장품 판매는 하지 않는다. 특히 유 회장이 지난 30년간 수집해온 전통 화장도구와 규방용품을 모은 '화장 박물관'에는 분수기(분가루를 개는 데 쓰는 물을 담는 그릇),앉은뱅이 경대 등 옛 여인들의 애장품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곳에 모인 작품들은 전체 소장품(4천여 점)의 15%에 불과할 만큼 유 회장의 컬렉션은 방대하다. 다음 작품은 천안공장 옆에 조성할 식물원. 공장 맞은편 부지를 식물원 터로 잡아뒀고 내년 봄부터 허브 등 다양한 화장품 원료 식물을 심어 공원으로 가꿀 계획이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