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전설적 록밴드 비틀스의 마지막 앨범 `Let it Be'가 33년 전 멤버들의 의도대로 다시 태어났다. `Let it Be-Naked'란 제목의 이 음반은 멤버들의 의도와 다르게 세상에 나온 1970년작 `Let it Be'를 원래 기획에 맞게 제작해 지난 17일 전세계에서 동시 발매됐다. 새 앨범은 장식과 치장을 벗겨냈다는 의미로 `Naked'란 단어가 붙어 있다. 1968년 비틀스 멤버들은 옴니버스형 대작 앨범 `The Beatles'를 낸 뒤 초기 밴드 시절로 돌아가는 `무가공의 순수한 느낌'(Raw thingㆍ`날 것'의 의미)의 앨범을기획하고 있었다. 이 앨범은 당초 `Get Back'이란 가제가 붙어 있었으며 영화로도제작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멤버들의 의견차 등으로 작업에 차질을 빚었고, 나중에 기획된 앨범 `Abbey Road'가 이듬해인 69년에 먼저 발표됐다. 이후 70년 3월 명망있는 프로듀서 필 스펙터가 기용돼 멤버들의 의견차가 심했던 3곡을 오케스트레이션과 코러스 더빙을 덧입히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그해 4월 비틀스는 돌연 해체를 선언하고 만다. 앨범은 바로 5월에 `GetBack'에서 `Let it Be'로 바뀌고 `애초 날 것을 만들자'는 의도가 퇴색된 채 발표됐다. 그러나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는 각각 다른 노래로 차트 경쟁을 하고 있던 터라기획의도와 달랐어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 앨범은 `Let it Be'가 나온 지 32년이 지난 작년 2월 폴 매카트니와 당시 영화를 제작한 마이클 린제이 호그가 우연히 비행기에서 나눈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과거를 회상하면서 불가피하게 변경된 앨범을 원상복구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스튜디오에 보관된 33개 원본 테이프를 찾아내 1년 8개월간 오케스트레이션과 코러스, 갖가지 효과를 걷어내는 원형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Let it Be'와 `Across the Universe'는 필스펙터에 의해 덧입혀진 오케스트레이션과 코러스가 사라져 원곡의 느낌을 구현했다. 수록곡도 조금 달라졌다. 원래 앨범의 `Dig it'과 전통민요를 재해석한 `MaggieMae'를 빼고 미국판 `Hey Jude'에는 수록됐으나 원앨범에는 빠진 `Don't Let Me down'이 새롭게 실렸다. 원앨범에 수록된 리허설 라이브 멘트도 모두 빠졌고, 리허설과 제작과정을 23분짜리 CD에 `Fly on the Wall'이란 제목으로 별도로 실었다. 이 앨범은 `날 것'의 복원을 의미하는 것에 맞게 순서도 바꾸었다. 원앨범은 `Two of us'에서 시작해 `Get Back'으로 끝나지만 새 앨범은 당시 작업 타이틀이었던 `Get Back'에서 시작해 `Let it Be'로 끝을 맺는다. 물론 이해를돕기 위해 원앨범 제목 `Let it Be'를 사용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