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가 중요한 사회 문제로 등장했다. 강제추방 위기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자살을 했고 조선족 수천 명은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경제원칙에도 법원칙에도 맞지 않는 정책을 펴고 있다. 우선 외국인 노동자의 경제원칙을 살펴보자.결론부터 말하면 외국인 노동자는 우리 경제에 많은 도움을 준다. 인력난을 해결하고 임금상승압력을 줄여 준다. 물론 구체적인 효과는 외국인 노동자가 내국인 노동자와 보완재냐 대체재냐에 따라 달라진다. 경제학자들은 일반적으로 보완재 성격이 강하다고 주장한다.기존의 내국인 노동자의 직업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내국인 노동자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주로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궂은 일을 도맡아 하던 외국인들이 떠나면서 그 일을 대신하게 된 한국 노동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는 다른 외국인 노동자와 주로 3D 업종에서 경쟁하는 대체재의 관계에 있지만 내국인 노동자와는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보완적인 성격이 강한 것이다. 그런데 만약 외국인 노동자의 공급을 막는다면 할 수 없이 내국인 노동자가 이일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분야에서 최소한 30% 이상의 임금상승 압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정부의 외국인 노동자 억제정책은 외국인 노동자의 보완성을 약화시키고 내국인 노동자와의 대체성을 높임으로써 우리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외국인 노동자를 잘 받아들이는 나라들은 대부분 경제가 잘 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이다. 유럽국가들과 일본은 외국인 노동자를 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사회전체가 빨리 늙고 변화에 둔감하면서 경제에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단일성이 아닌 다양성에서 나온다. 단일민족이 항상 좋다고 볼 수 없다. 외국인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일을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아이디어를 가져온다. 미국 뉴욕시 인구중 36%가 외국인이다. 이러한 다양성이 뉴욕시를 가장 다이내믹하고 번영된 도시로 만들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미국은 12%, 한국은 1% 조금 넘는 정도이다. 우리는 외국인 노동자를 더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정부정책은 법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불법 외국인 노동자를 추방하면서 정부는 중소제조업의 경우는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단속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형평성에 어긋나고 얄팍한 계산에 의한 이기주의이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대표적 사례이다. 정부의 강제추방정책에 대응해 외국인 노동자를 숨겨주는 업주들이 많다고 한다. "회사에서 일을 제일 잘하는 사람을 왜 내보내느냐" 면서 이들을 숨겨 주겠다는 것이다. 일을 열심히 하는 외국인 노동자뿐만 아니라 사업을 열심히 하는 한국인 고용주까지 범인은닉 범법자로 만들고 있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경제원칙을 잘 생각해 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우선 정부가 중소제조업만을 예외로 한 것은 경제원칙의 기본에 어긋난다. 중소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사람만 도움이 되고 다른 분야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건설업체는 어떤가. 건설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가 없다면 내년 봄 건설성수기에는 인력대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외국인노동자는 인력이 부족한 모든 분야에서 도움이 된다. 시장 메커니즘이 결정할 일이다. 이렇게 단순한 경제원칙을 따른다면 법적인 불평등 문제를 자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20세기에는 무역자유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성공했던 것과 같이 21세기에는 이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국가가 더욱 발전할 것이다. 무역장벽을 제거했던 것처럼 이민장벽을 없애는 것이 경쟁력의 원천이다.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임으로써 어느 정도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러한 변화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 한시적 사회적 문제가 장기적으로는 우리 사회에 다양성을 부여해서 결국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cmoon@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