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탈취 시도 본격화 제임스 피터 소버린자산운용 대표(CEO)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며 기존 경영진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터 대표는 "소버린은 투자자이지 경영자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 SK㈜의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능하고 윤리적인 한국인 이사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외국인에 의한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 논란을 피하면서도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인물들로 이사진을 구성,SK㈜를 지배하겠다는 의도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소버린은 또 어드바이저(자문인)를 통해 참여연대측과 접촉했을 수도 있다고 밝혀 표 대결에서 시민단체와 연합하거나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인사를 이사진으로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SK "경영권 방어 문제 없다" 내년 정기주총에서 임기만료돼 재선임해야 하는 이사는 손길승 그룹 회장,황두열 SK㈜ 부회장,김창근 회장 등 3명의 사내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 등 모두 6명이다. 최태원 회장은 임기가 남아있어 특별결의(참석주주의 3분의 2 찬성)가 이뤄지지 않는한 내년 주총 이후에도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 현재 SK㈜에 대한 최태원 회장과 SK 계열사의 지분은 15.93%로 소버린의 14.99% 보다 높다. SK측은 직접 지배지분 이외에도 우호지분을 확보,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0일 해외에 파킹(해외위장예치) 해놓은 SK㈜ 주식 1천만주(7.4%) 가운데 최재원 SK텔레콤 부사장 등 특수관계인이 사들인 3백13만주(2.5%)를 제외한 나머지를 우호적인 기관투자가에게 매각했으며 자사주 10.41%와 우리사주 4.3%를 합칠 경우 모두 35.54%를 확보하고 있다는게 SK측 설명이다. 소버린측은 지난 4월 확보한 14.99% 이외에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소버린은 그러나 외국인 주주를 포함한 소액주주들과 연대할 방침을 시사했다. 소버린을 제외한 외국인 지분 26.30%와 기타 기관투자가 및 소액주주 지분 25.17%가 어느 쪽에 표를 던질 지가 경영권 교체 여부의 관건인 셈이다. ◆소버린 "자사주는 모든 주주 소유" 최 회장 일가가 주식을 더 사겠다고 한데 이어 소버린이 내년 표 대결을 대비해 소액주주들과 계속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양측의 지분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의결권이 없는 SK㈜의 자사주 10.41%의 향배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SK㈜가 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지분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피터 대표는 회견에서 "SK㈜의 자사주 10.4%는 모든 주주들의 소유"라며 특정 기관투자가에게 넘기지 말 것을 두 차례나 강조했다. 이는 자사주를 제외할 경우 소버린측이 최 회장 일가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자사주는 경영권 방어와 주가보호를 위한 수단인만큼 회사의 이익이 되도록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혀 우호적인 기관투자가에게 넘길 방침임을 시사했다. 정태웅·김미리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