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ㆍ외환카드 정상화 '실마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LG카드와 외환카드의 문제가 일단 해결됐다.
LG카드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LG의 지분 5.06%(1천3백43만주)를 담보로 제공키로 함에 따라 채권단으로부터 2조원의 신규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외환은행은 외환카드의 2대 주주인 올림푸스캐피탈측 보유지분 전부(지분율 24.7%)를 주당 5천30원에 매입해 외환카드를 흡수합병키로 했다.
이로써 두 회사는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LG카드,구 회장 담보제공으로 해결=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LG그룹 지주회사격인 ㈜LG의 지분 5.06%(1천3백43만주)를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키로 해 채권단의 2조원 지원이 사실상 확정됐다.
채권단은 당초 구 회장측이 LG카드와 LG투자증권의 지분만을 담보로 내놓겠다고 밝히자 이것만으론 불충분하다며 ㈜LG 주식과 사재를 담보로 내놓도록 요구했었다.
LG그룹은 이에 대해 구 회장에게 그룹 전체를 포기하라는 의미라며 반발했으나 구 회장의 결심에 따라 지주회사격인 LG의 지분을 담보로 내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당초 LG그룹 다른 계열사와 사재까지 담보로 요구했다는 것은 약간 과장된 면이 있다"며 "LG의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는 것만으로 오너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LG그룹은 이날 오전만 해도 채권단의 요구에 별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당장 이날 만기가 돌아온 4천억여원의 결제자금이 필요했고 다급해진 금융감독위원회가 나서 채권단과 LG그룹을 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은 구 회장이 LG 주식을 담보로 제공키로 함에 따라 2조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키로 결정하고 CP(기업어음) 등의 만기도 연장해주기로 해 LG카드는 일단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외환카드는 외환은행에 흡수합병=외환은행은 이날 외환카드의 2대 주주인 올림푸스캐피탈측 보유지분 전부(지분율 24.7%)를 매입했으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합병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분 매입가격은 지난 19일 외환카드 종가인 5천30원이다.
외환은행은 "외환카드를 현 상태대로 방치할 경우 금융시장 전체에 엄청난 피해가 생길 것으로 우려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했다"며 "합병비율이나 일정 등 구체적인 사항은 합병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20일 중 1차 부도를 낼 것으로 우려됐던 외환카드는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외환은행은 이날 외환카드가 결제해야 했던 카드채 만기상환자금 등 2천1백억원을 긴급 지원했으며 향후 합병일까지의 소요자금도 지속적으로 공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은 외환카드를 흡수합병하기 위해 대규모 감자(減資·자본금 줄임)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선 감자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감자 비율 등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또 흡수합병 후 조달비용을 낮춰 외환카드의 정상화를 돕는다는 복안이다.
외환카드가 카드채가 아닌 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연간 7백80억원(카드채 3조1천억원 기준,금리차 2.5%)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든다.
외환은행은 또 비용 절감을 위해 외환카드에 대한 구조조정도 단행할 전망이다.
외환카드의 흡수합병으로 카드채 시장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향후 외환카드 카드채(CP 등 포함해 3조1천억원)가 흡수합병과 함께 은행채로 전환되면서 카드채 물량 자체가 줄어들고 이는 카드채에 대한 시장의 불안심리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영춘·김인식·최철규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