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등 현대그룹 주들이 21일 일제히 반등세로 돌아섰다. 금강고려화학(KCC)이 취득한 지분중 상당부분에 대해 금융당국이 의결권을 제한받는다고 밝히자 지분경쟁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증권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이날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장초반 보합권에 머무르다 금감원 방침이 알려지자 급반등세로 돌아섰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전날보다 4.14% 오른 4만2천8백원으로 마감됐다. 이 회사 주가는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인 4만7천2백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분을 보유한 현대상선 현대상사 주가도 5.06%와 6.50% 상승했다. 금감원은 이날 KCC측이 뮤추얼펀드를 통해 취득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81%는 공시규정(5% 룰)을 위반했다며 의결권 제한대상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또 신한BNP파리바증권 사모펀드를 이용해 매입한 12.83%에 대해서도 의결권 제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만약 KCC 지분중 20.64%에 대해 모두 의결권이 제한될 경우 정상영 명예회장과 KCC측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44.4% 가운데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23.76%로 줄어들게 된다. 반면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측의 우호지분은 김문희씨 지분(18.93%)을 포함, 28.3%에 달한다. 현 회장측 지분이 KCC 쪽보다 더 많아지는 셈이다. 따라서 증권업계는 KCC 취득 지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 방침을 계기로 양측간 지분 경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최근 지분 싸움에 따른 주가 급등 현상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KCC측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증자가 연기되거나 아예 무산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것도 현대엘리베이터 주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회장측과의 법정 공방으로 법원의 최종 결정이 짧은 기간내 내려지기 어려워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는 최소한 연기가 불가피하다는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