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위크 최신호(12월1일자)는 미국에서 기부를 제일 많이 하는 50인을 선정,"지난 5년간 9천5백만달러 이상을 기부한 사람들은 유명 기업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와 아내 멜린다는 5년간 2백29억달러를 내놔 1위에 올랐다. 현재 재산(4백60억달러)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인텔을 창업한 고든 무어와 부인 베티는 70억달러를 기부,남아 있는 재산(50억달러)보다 베푼 것이 많았다. 12억달러를 자선 사업에 쓴 델 컴퓨터 창업자 마이클·수전 델 부부는 6위에 올랐다. 비즈니스위크는 미국 기부문화와 관련,"자선활동에도 기업가 정신이 도입됐다"고 분석했다. 이제는 임종 때 재산을 남기고 가는 것이 아니라 생전에 '사업하듯' 측정 가능한 성과와 효율성을 따지면서 재단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게이츠 부부는 에이즈 퇴치,조지 소로스는 '열린 사회 만들기',델 부부는 아동 복지를 주제로 자선사업을 하고 있다. 젊어서 자선사업을 시작하는 이유는 △돈이 효율적으로 쓰이는지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수전 델) △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에(기부 순위 14위 제프리 스콜 e베이 전 사장) △과도한 재산을 남겨 아이들 인생을 파멸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뮤추얼펀드 아메리칸센추리 창업자 제임스 스토워즈) 등이다. 하얏트호텔을 창업한 프리츠커가(家)에서 재산 다툼이 벌어진 것도 유산을 너무 많이 남기면 후세대가 망가진다는 믿음을 부자들 사이에 확산시키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