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 보호무역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지 W 부시행정부가 취한 수입철강 세이프가드,중국산 섬유제품 쿼터제한 등의 조치가 궁극적으로 미국에 '득(得)'보다는 '실(失)'을 안겨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0일 워싱턴 케이토연구소 주최로 열린 연례 금융인 간담회에 참석,"보호무역은 세계경제의 유연성을 크게 해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고조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를 정면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린스펀 의장은 또 "달러가치의 급격한 조정 없이도 경상적자가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적자 축소책으로 달러 약세를 유도하려는 부시행정부와 산업계의 '환율보호주의'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샌드라 피아낼토 총재도 이날 "무역장벽이 단기적으로 매력이 있어 보일지 몰라도 궁극적으론 생활 수준 개선을 억제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들도 보호주의를 우려하기는 마찬가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대적 브래지어전쟁(The Great Brassiere War)'이란 사설을 통해 "통상마찰이 무역 및 환율위기로 이어질 경우 미국경제가 비틀거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섬유도시 노스캐롤라이나 르포에서 "섬유수입 쿼터 부과로 월마트 등 유통업계만 피해를 입게 됐다"고 분석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