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집의 회와 보통 횟집의 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일식집은 알맞게 숙성시킨 회의 부드럽고 깊은 맛을 추구한다면,보통의 횟집은 자연 그대로의 맛을 쫓는다는 점이 두드러진 차이가 아닐까.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하얀등대'는 보통 횟집이다. 약간 거칠고 투박한 회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곳이다. 주메뉴는 '도다리 세꼬시'.옥으로 된 접시에 나란히 펴서 내오는데 그 정갈함부터 눈길을 끈다. 횟감은 부산 삼천포에서 들여온다. 뼈째 썬 회맛이 쫄깃쫄깃하고 고소한데,특히 김 위에 김치를 얹은 뒤 그 위에 회를 올려 먹는 게 인기다. 1인분 3만원. 횟집 하면 붕장어(아나고)를 빼놓을 수 없다. 싸구려 생선으로 인식되던 붕장어는 이제 귀한 횟감 대접을 받고 있다. 중자 3만원,대자 4만원이다.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물컹물컹 씹히는 일식집 회와 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붕장어는 야채에 초고추장을 버무려 먹는 게 일반화돼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곁들인다면 초고추장에 콩가루를 넣고 붕장어와 버무려 먹는 방법이 있다. 콩가루의 고소함과 붕장어의 쫀득쫀득함이 젓가락질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요즘은 전어가 한창이다. 전어는 '집 나간 며느리가 전어 굽는 냄새 맡고 돌아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맛을 자랑한다. 돈(錢)이 아깝지 않은 생선이라고 해서 전어라고 불린다. 중자 4만5천원,대자 6만원이다. 회를 먹고 나면 생선뼈로 우려낸 탕과 지리가 있다. 제대로 맛을 내 먹을 만하다. 4명이라면 도다리 세꼬시 2인분(6만원)에다 전어 중자(4만5천원),붕장어 중자(3만원)를 시켜 먹으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02)538-5642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