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은 올해보다 더 나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테러위협,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재발 등 불확실한 요인이 쌓여 있지만 세계경제는 3%대의 성장을 달성,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인도 등 '인구대국'이 새로운 성장엔진이 되고, 닷컴기업의 수익성도 다시 좋아져 제2의 정보기술(IT) 붐을 예고하고 있다. 또 미국을 비롯 이라크 인도 러시아 스페인 호주 한국 등에서 선거가 잇따르는 등 지구촌에 '정치 바람'이 불어 지루하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다. 8월에는 근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아테네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려, 테러와 이라크전쟁으로 얼룩진 인류에 축제 한마당을 제공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2004년의 세계(The World in 2004)'에서 이같이 예측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세계대전망' 한국어 번역판을 이번 주말 발간한다. ◆ 세계경제, 완만한 회복 =2004년 전세계 경제 성장률은 올해와 비슷한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3.4%, 유럽연합은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속화되는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더욱 늘어나고, 외국인 직접투자도 중국 인도 유럽연합(EU) 등을 중심으로 활발해질 것이다. 또 기업 매수합병(M&A)이 급증, 관련시장 성장률은 올해 3%에서 내년에 4.5%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기업들이 회사경영에 필요한 주요 기능을 해외 현지로 옮기는 '통제기능 분산' 전략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본사의 화이트칼라 전문직은 더욱 줄어들게 됐다. ◆ 중국ㆍ인도, 세계성장 동력으로 =중국은 세계경제의 블랙홀로 외국인 직접투자와 교역이 급증, 과열 위험이 커지고 있다. 중국정부는 공공 사업비 지출의 고삐를 조일 것으로 보이지만, 수출은 여전히 강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다. 최대 관심은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 내년에는 달러에 고정된 위안화를 변동환율제로 바꾸거나, 위안화 가치를 재평가해야 할 것이다. 인도는 세계2위 인구대국으로, 소프트웨어 관련산업이 급속히 발전,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선진국에서 번지고 있는 아웃소싱이 인도의 소프트웨어산업과 결합, 경제 성장의 기회를 주고 있다. 또 외국인 직접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 10월 총선을 통해 정치 안정을 이룰 경우 경제성장이 탄력을 받게될 것이다. ◆ 미국, 고용없는 경기회복 지속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만큼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호전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경기 회복은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생산성 증가'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의 4%를 넘는 재정적자가 발생, 추가적인 감세정책을 추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달러 가치의 평가 절하를 추진해 자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외국 수입품을 줄여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분열하는 유럽 =2004년 5월1일 유럽연합(EU)은 체코 헝가리 등 10개국을 영입, 25개 회원국을 거느린 거대한 단일시장으로 확대된다. 하지만 중동지역 처리 해법에 대한 견해차로 영국과 폴란드가 주도하는 친미 진영과 프랑스와 독일이 이끄는 '유럽 우선주의' 국가군으로 양분되는 모습이 뚜렷해진다. ◆ 떠오르는 산유국 =중동과 아프리카 산유국들은 2004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실현하는 나라가 된다. 새로 산유국 대열에 합류한 차드(58%), 에콰토리얼기니아(23.0%)는 최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 종결 후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석유생산이 늘고있는 이라크(19.0%)와 내전 후유증에서 벗어난 리베리아(20.0%)도 고성장을 달성할 것이다. ◆ 건강 비즈니스, 뜬다 =선진국에서 건강 비즈니스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1990년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연평균 GDP 성장률이 2.1%인 반면 건강 및 보건분야의 연평균 지출 성장률은 3.4% 였다. 내년에도 선진국에서의 노령화, 이머징 마켓에서의 보건서비스 이용 증가, 의학기술 발전 등으로 관련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인한ㆍ유영석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