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10:38
수정2006.04.04 10:39
choisb@ekdp.com
요즘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시대를 살다보면 세상 참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한편으로는 그 역기능이 걱정되기도 한다.
얼굴을 내놓고는 하기 어려운 일도 컴퓨터와 단 둘이 있는 은밀한 자리에서는 자신을 속이는 일까지 스스럼 없이 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인가 보다.
기업을 경영하는 분이라면,특히 제품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는 제조업 경영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보았을 만한 일이 있다.
바로 온라인 상에서 특정 제품이나 회사 전체를 악의적으로 매도하는 익명 혹은 기명의 소비자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게시판에다 특정 제품의 품질을 문제 삼거나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등의 글을 올리는데,심한 경우 회사 전체를 '천하에 둘도 없는 악덕기업'으로 몰아붙이기도 한다.
물론 소비자나 고객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 제품에 하자가 있거나 영업상의 문제가 있다면 적절하고도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도 기업의 당연한 의무다.
하지만 근거없는 트집을 잡거나 뭔가 반사이익을 노리고 하는 의견 게시라면 정말 골치 아픈 일이다.
누군가 별 생각 없이 올린 글 하나가 일파만파로 번져 끝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는 일을 우리는 인터넷상에서 흔하게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근거없는 제품 시비가 기정사실인 양 오도돼 입소문으로 번지고, 매출에 악영향을 주기 시작하고,기업 이미지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혀 끝내 회생불능으로 만들 수도 있다.
물론 사이버 범죄를 단속하는 법이 있다고는 하지만,그 헛소문의 진원지를 찾아 처벌한다 한들 때는 이미 늦다.
이미 실추된 제품이나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는 엄청난 노력과 돈이 들어가게 마련인 것을.
결국 기업은 누구에게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당당하고 정직한 제품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
만약 그 제품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진 데다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크다면,악의적인 헛소문 정도는 회사에서 손을 쓰기 전에 이미 다른 다수의 소비자들을 통해 자정(自淨)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당당한 제품과 당당한 회사가 돼야 할 기업의 윤리와 함께 소비자들 또한 올바른 소비와 올바른 평가를 해야 할 소비자 윤리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사람의 건강 문제와 직결된 제약업체를 경영하는 나로서는 당당한 제품으로 당당한 기업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