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은 페루정부로서는 처음으로 1980-2000년 페루내 공산 반군과의 20년간 전쟁으로 7만명의희생자가 난 데 대해 대(對) 국민 사죄 담화문을 발표했다고 현지언론이 22일 보도했다. 톨레도 대통령은 21일 밤 페루 전역에 보도된 연설을 통해 1980년 이후 정부군과 반군의 무력충돌로 발생한 사망자, 실종자 그리고 폭력과 테러로 피해를 본 모든시민들에게 정부를 대표해 사죄한다면서, 피해가 큰 지역에 대해 앞으로 2년반동안8억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톨레도 대통령은 `평화와 개발계획'이라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반군활동으로피해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의료 및 교육시설을 개선하고 전기 및 통신 서비스도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권유린 혐의를 받고 있는 군 장교들도 처벌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반군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정부가 구성한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20년간좌익반군과 정부군 간의 충돌로 지금까지 알려졌던 것보다 훨씬 많은 7만5천여명의희생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8월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또 심각한 인권유린을 했던 100여명의 군 장교들의 이름이 거론되지만 이들 장교에 대한 기록은 공개하지 않는 대신 검찰에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페루의 공산 반군 센데로 루미노소(빛나는 길)는 80년대초 중국 공산당을 모방해 페루의 무장 인민혁명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된 조직으로 정부와 기업인들의 원주민 노동력 착취와 고문, 각종 형태의 비인간적인 대우에 반발해 정부와 전면전을 선언한 뒤 무장투쟁을 벌여 왔다. 그 이후 80년대말까지 센데로 루미노소는 수많은 조직원을 거느린 채 전국 곳곳에서 정부군과 전투를 벌이며 페루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었으나 90년대 초 알베르토 후지모리 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센데로 루미노소와 타협을 일절 거부한 채 강경 진압작전에 나서 90대 초부터 이 조직의 세력을 크게 약화시킨 뒤 93년엔 최고지도자인 아비마엘 구스만 레이노소를 검거하는데 성공해 이 조직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영섭 특파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