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LG카드가 부도 직전의 코너까지 몰린 이번 사태를 두고 시장의 관심은 두 가지로 쏠리고 있다. 하나는 '왜 하필 업계 1위사가 문제가 됐나'라는 점이다. 또 하나는 '나머지 카드사들은 유동성에 문제가 없나'라는 점이다. 지난 3분기까지 8개 전업카드사의 누적적자가 4조원을 넘는 등 카드업계 현황이 최악인 상황에서 유독 LG카드가 문제가 된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 경기침체에 따른 연체율 증가와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상적인 기업으로선 버티기 힘든 상황에서 업계 수위의 LG카드가 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는 것. 자산 26조원의 거대 리딩기업으로 외형이 큰 만큼 부실도 커질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둘째 LG카드 대주주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58.1%에 달했던 LG카드 대주주의 지분은 지난 17일 현재 24.7%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 LG측은 대주주들이 지주회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카드사에 대한 지분율 축소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지만 시장은 이를 신용카드사업 포기 신호로 받아들였다. 셋째로 다른 카드사들과 달리 위기상황에서 지원해줄 확실한 '물주'가 없었다는데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지주회사를 만들면서 유기적인 그룹내 지원이 힘들어졌고 여기에 삼성카드와 삼성전자 관계에 비견될 만한 확고부동한 '캐시카우'가 그룹내에 없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3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시도한 것도 시장에는 LG카드의 유동성 부족을 확인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카드채의 만기연장과 거래가 전면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또 최근 불거진 대선자금 수사에 LG그룹이 주요 수사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환경을 크게 압박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금융계 관계자는 "LG카드의 경우는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겹친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며 "기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악성 루머가 퍼지고 루머가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현실이 된 케이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