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투닥터(Doctor to Doctor·D2D) 네트워크 시스템이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 신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료와 치료는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만 이뤄졌으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의 영향으로 의사와 의사간 정보교환이 절실해지면서 D2D가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국제의료기전시회(MEDICA)에서 지멘스 등 의료기기 선도업체들은 건강카드 전자환자파일 등을 기초로 D2D관련 텔레메디슨 기기를 새로 선보였다. 특히 지멘스가 내놓은 '모빌리티시리즈'는 위치추적시스템(GPS)을 활용,해외 출장 중인 환자가 갑자기 위험에 처했을 때 현지 의사가 D2D를 통해 즉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예컨대 해외여행 중에 위급상태를 맞은 환자의 각종 치료기록을 인터넷 등을 통해 현지 의사에게 보내 그곳에서 곧바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D2D 시스템이 확보되면 환자가 휴대폰이나 휴대용단말기를 들고 다니면 전세계 어디에서든 응급치료가 가능해 △사스예방 △심장병환자 처치 △노인치료 △치매환자 관리 △희귀질환 정보 교환 △인간게놈 정보 축적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D2D시스템이 신사업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밀측정기 △네트워크장비 △체성분 분석기 △3차원영상기기 등 관련기기도 새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도시바 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들은 원격지에 전송이 가능한 정밀화상기기들을 내놨으며 한국의 자원메디칼은 양손에 조정기를 쥔 채 30초만 기다리면 체내의 지방 수분 등을 즉시 측정해 주는 체성분 분석기를 선보여 D2D 시장 형성을 촉진하고 있다. 이 분야 전문가인 막스 슐츠 멀티넷슨 대표는 "독일이 오는 2006년 국민건강카드제도를 실시하면서부터 D2D 시장은 급팽창해 세계적으로 적어도 1천억달러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밖에 이번 전시회에선 테러처치 의료기기 및 건강 증진기기,신규 의약품 등이 다양하게 선보였다. 이번 의료기기전시회엔 전세계 65개국에서 3천7백여개 의료기기업체들이 제품을 전시했으며 4만3천명의 바이어를 포함해 13만5천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한국에서도 바이오넷 등 82개 업체가 제품을 전시했으며 약 2천명의 관계자들이 현지에서 참관했다. 뒤셀도르프(독일)=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