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북 군산시 옥도면 십이파동도 해저에서 발견된 침몰 고려 선박에서 5천여점의 유물이 인양됐다. 문화재청은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조사단이 지난달 21일부터 십이파동도 해저에서 1차 발굴조사한 결과 다량의 고려청자와 선원들의 생활용기 등 5천2백66점의 유물을 수습했고 침몰된 선박의 구조를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출토된 유물 가운데는 무늬 없는 청자가 많았으며 대접 접시 유병 광구병 편병등 다양한 종류의 청자가 확인됐다. 또 젓가락과 숟가락 밑에 놓는 시저(匙箸)받침대,청동숟가락,철제솥 등도 인양됐다. 청자 시저 받침대는 완도 및 비안도 해저에서는 확인된 적이 없는 첫 출토품으로 고려시대 일상생활에서도 시저 받침대를 사용했음을 보여준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또 선체 중간쯤에서 발견된 철제솥과 그 주변의 그을린 돌은 선원들이 선상에서 음식을 해 먹었음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 선박은 바닥판과 일종의 외판인 만곡종통재(彎曲縱通材)를 2단으로 짜서 붙인 특이한 구조였다. 또 침몰된 유물의 상태로 봐서 선체가 전복되지 않고 바로 가라앉은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운송 중의 파손을 막기 위해 청자를 아래위로 포개 그 사이에 갈대나 짚을 넣었으며 청자 열과 열 사이에는 소나무 쐐기를 넣어 분리했다. 조사단은 "이번 발굴은 청자의 역사적인 성격 및 유통 항로를 밝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 선체를 인양해 조사하면 이전에 조사된 완도선(11세기) 달리도선(14세기)과 함께 전통 한선(韓船)의 발달과정을 밝히는 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