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 웬 증권거래소?' 전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할리우드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증권거래소(Hollywood stock exchange)가 뜨고 있다. 제작 중인 영화가 개봉 후 4주 동안 얼마만큼의 흥행실적을 올릴지에 대한 예측을 근거로 '(증권)가격'을 온라인(www.hsx.com)에서 거래하는 것. 뉴욕타임스는 이 시장에 현재 1백만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2백만달러를 투자,4억6천만달러를 번 사람도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이 증권거래소는 1997년 몇몇 영화팬들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시작했으며 2001년 세계적 채권중개회사인 칸토 피처럴드가 이를 인수해 선물상품 개념을 도입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예를 들어 거래소를 운영하는 칸토측이 특정 영화의 가격을 정하면 투자자들은 이 가격을 중심으로 매매하는 방식이다. 칸토의 인덱스 사업개발 담당 임원인 도미니크 크로스웨이트는 "영화를 옥수수나 석유 상품 등과 같은 차원에서 놓고 선물거래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우리는 매수 매도를 중개해주면서 수수료 수입을 통해 이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주로 영화산업 관계자들과 영화 애호자들. 이들은 주식 매입에 앞서 영화에 대한 충분한 토론과 분석을 통해 가격을 책정한다. 일부 영화제작자나 배급회사들은 향후 발생할 흥행의 위험을 '헤지'하는 수단으로 '할리우드 주식'을 사기도 한다. 할리우드 지수는 어느 정도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아니타 엘버스 교수는 "이 지수가 다른 어떤 데이터보다 신작 영화의 흥행실적을 정확하게 예측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격으로 추정한 흥행 예측치와 실제 흥행실적의 차이는 불과 16% 안팎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육동인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