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반도체 등 수출 주력 업종들이 두자리 수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경제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KIET)은 24일 '2004년 거시경제 및 산업전망'을 발표하고 반도체 통신기기 컴퓨터 가전 자동차 등 수출 5대 업종의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10.3~25.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전체 무역흑자 규모도 올해 예상치(1백38억달러) 수준과 비슷한 1백2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수출전선의 긍정적 요인으로 세계경제 회복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고성장세 지속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산업 부흥 등을 꼽았다. 업종별로 올해 대비 수출 증가율은 △통신기기 25.4% △반도체 24,2% △컴퓨터 21.0% △가전 11.7% △자동차 10.3% 등으로 전망됐다. 반면 섬유(2.7%)와 석유화학(2.0%), 조선(0.8%)은 수주 감소와 중국 등 경쟁국의 시장 잠식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한 자리에 머물며 둔화세를 나타낼 것으로 점쳐졌다. 산업연구원은 이 같은 전반적인 수출 호조가 내수 회복과 주요 산업의 생산 증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올해 극심한 내수 침체를 겪은 자동차와 가전은 생산 증가율이 올해의 3%, 마이너스 13.1%에서 내년에는 12%, 6.2%로 급증할 것으로 관측했다. △일반기계(7.8%) △컴퓨터(21.5%) △반도체(21%) △통신기기(16.2%)의 생산 증가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김도훈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엔화 절상 속도가 원화 절상 속도보다 빠른 한 환율 요인으로 인한 주요 수출 업종의 타격은 미미할 것"이라며 "수출 증가를 내수와 소비 회복으로 연계시킬 수 있느냐가 실질적인 경제 회복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5.5%로 예상하고 금리 인상 등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는 금융정책의 집행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김도훈 실장은 "내년에는 총선 실시로 인한 정치불안과 노사분규라는 변수가 경제 회복과 맞물려 있는 만큼 규제완화 등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줄 수 있는 정부의 정책 집행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